반응이 조절보다 우세하다.
우리 인간을 지배하는 두 개의 큰 시스템은 <반응>과 <조절>이다. 때로는 빠르게 반응하고 때로는 조절하며 세상을 살아간다. 하지만 언제나 우세한 것은 <자동적인 반응>이다. 생각, 감정, 감각 그리고 행동까지 자동적으로 반응한다. 그래서 자동반응성을 알아차리고 감소시키는 일상이 조절과 균형을 유지하게 하는 웰빙의 시작이다.
<반응>은 빠르고 효율적이고 <조절>은 느리고 효과적이다.
<반응>은 감정의 뇌를 활용하고 <조절>은 이성의 뇌를 활용한다.
<반응>에 의한 만족은 즉각적이고 빠르지만 짧고, <조절>에 의한 만족은 느리지만 오래 지속된다.
<반응>은 원시시대부터 생존과 안전을 담보했기 때문에 더 강하고 본능적이다. 따로 학습되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특화되어 있다. 우리의 뇌도 조절보다는 반응에 우세하도록 되어 있다. 반응에 관여하는 감각과 감정의 뇌는 조절을 관장하는 이성의 뇌보다 우선순위가 높게 활성화된다. 위급한 경우에 감정은 이성과 상관없이 행동을 유발하도록 되어 있다. 격한 감각과 감정에 휩싸여 행동하지만 그 감정과 행동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
생존과 안전에는 자동적인 반응이 유리하지만 번영과 행복에는 조절이 유리하다. 때와 맥락에 맞춰 반응과 조절이 잘 이루어지면 좋지만 항상 반응이 본능적이고 즉각적이고 우세하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나 감정적이고 충동적이다. 생존과 안전에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도 반응적이다. 우리가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 충동적인 행동에 덜 고통스럽기 위해서는 이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감정, 생각, 판단, 행동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무의식적으로 끌려다닌다. 그러니 <조절>은 언감생심, 더 어렵게 된다. 자동반응성의 우세함 때문에 나의 생각이, 감정이, 행동이 반응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해해야 조절도 쉬워진다. 납치된 상태에서는 뭘 어쩔 수 없다.
<자동반응>의 속성을 알고 감소시키는 것이 <조절>의 시작이다. 명상을 하면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인 조절력이 향상된다는 것은 많은 연구들에서 증명된 것인데 그 핵심 기제는 <자동반응성의 감소>다.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감각, 감정, 행동, 충동들을 알아차리는 것, 성찰하는 순간을 늘리는 것이다. 자동적으로 하는 행동(먹고, 걷고, 말하고)을 잠시 멈추는 것, 판단하지 않고 거리를 두고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마음챙김 훈련들이 <자동반응>의 본능을 감소시켜 준다. <조절>은 더 쉽고 자연스럽게 만들어 준다. 생각을 내려놓고, 마음을 내려놓고, 애써 긍정적인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 자동반응성을 알아차리면 훨씬 쉽게 잘 되는 일이다. 납치된 마음에서 해방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적절한 때에 효율적인 <반응>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
자동 반응적으로, 반사적으로, 습관적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것이 꼭 필요하더라도 이를 알아차리고 알아차리기 위해서 잠시 잠시 멈추는 순간, 타인의 말과 행동에 자동 반응하며 느끼고 생각하는 자신을 알아차리는 글쓰기(일기 등) 등은 우리의 웰빙에 숨은 기술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