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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권수 Mar 11. 2016

생각의 주인, 생각에서 자유로워지기

생각으로 살 때 오감으로 들어오는  현재는 통제력을 잃고 무기력하게 된다

우리는 자기생각을 쉽게 현실로 착각한다. 


부정적인 말이나 반응에 직면했을 때, 힘들고 모호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우리의 생각은 자연스럽게 많아지고 복잡해진다. 그때 피어오르는 생각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음 생각을 만들어낸다. 그런 생각은  의심할 수 없을 만큼 나름대로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자연스럽다. 그때의 생각을 점검해 보면 아무리 논리적이고 타당하더라도 결국 ‘생각’에 불과함을 쉽게 알 수 있다. 현실이 아니라 생각이 만들어낸 가상의 인식일 뿐이다. 하지만 생각의 완벽함 때문에 ‘생각은 생각일 뿐이다’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는 참 힘들다. 

     

생각으로 가득 채워지고 생각만으로 살 때
사람들은 오감으로 들어오는 신선한 정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지워버린다. 


 그런 탓에 좀 더 냉철하게 현실을 관찰하고 수용하는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서 부정적 정보에 더 민감한 부정편향의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확신하는 생각을 증명할 수 있는 정보만을 받아들이는 확증편향의 성향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생각은 생각일 뿐이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상황을 유연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을 더욱 힘들게 끌고 가기 쉬워진다. 


생각 버리기는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불가능하고 불필요한 생각에서 자유로워지는 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좀 더 상황에 자유로워지고 자신의 생각에 주인이 될 수 있다. 나에게 드는 생각이 곧 나인 것은 아니다. 나에게 드는 생각은 그저 생각일 뿐이고 그 생각들 중에서 나에게 가자아 유리한 생각을 선택한다는 의미다. 이것은 사람에게 좀 더 나은 생각을 선택하고 역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회복력을 선사할 수 있다. 


 생각으로 살기 때문에 과거와 미래에 살면서 현재를 살지 못한다. 


생각의 속성은 현재가 아니라 주로 과거나 미래로 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지금 현재를 인식하는 것은 본의 아니게 장막과 안개를 만들어 내기 쉽다. 생각이 많아 질 때는 현재를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향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현재의 반응과 상황이 쉽게 과거와 결합하고 미래를 가상적으로 만들어 버린다. 과거와 미래를 아주 쉽게 연결하여 명확한 논리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의 가상적 설정이며 가정일 뿐이다. 연속적으로 가득 채워진 생각은 ‘생각은 생각일 뿐이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힘들 정도로 빠르게 진행된다.  심하게 말하면 가정을 넘어 잡음에 불과한 것이 힘을 발휘하여 감정을 흔들어 행동으로연결된다. 그리고 그 잡음은 완벽한 사실이 되어 현재를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  생각을 버리거나 생각을 그대로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은 멈추어 살피는 것이고 현재를 보고 현재를 사는 힘을 만들어 낸다. 생각으로 살기 때문에 과거와 미래에 살면서 현재를 살지 못한다수 없이 많은 가능성으로 변하고 전개될 수 있는 현재를 생각이 만들어 낸 부정적 단일 경로로 낙인찍어 버리는 셈이다.            


생각만으로 살 때, 생각이 생각을 만들도록 내버려 둘 때,
 우리의 통제력은 힘을 잃거나 사라진다.


 우리가 생각을 생각일 뿐이라고 인식하거나 생각을 멈추거나 생각을 그저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전두엽의 조절력이 강한 경우를 의미한다. 이런 힘이 약할 때는 생각이 감정으로 전이되거나 감정적 개입이 급속도로 우세하게 된다. 우리 뇌에서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는 특이하게 시공을 구분하지 못한다.  한쪽으로 치우친 예로 설명하자면 편도체에 기억된 강한 자극의 트라우마 기억은 시간과 때를 구분하지 않고 사람들을 괴롭힌다. 기억되어 있는 상황과 시간은 이미 지나고 존재하지 않지만 비슷한 상황에서 과거의 기억이 마치 현재처럼 강렬하게 그대로 재현되기 때문에 트라우마인 것이다. 


번잡하고 빠르게 피어오르는 생각은 감정을 자극하고 현재를 가려서 우리의 행동을 장악해 버린다. 현재를 관찰하고 현재를 살기 위해서는 우리는 생각을 버리고 관찰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생각은 현실과 다르며 생각은 생각일 뿐임을 선명하게 인식하게 하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것들을 인지적 탈융합(cognitive defusion)이라고 한다.       


생각을 버리지 못하면  스스로 인식하고 결정하는 자기결정감을 떨어뜨려 무기력함을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



생각을 버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은 오랜 시간동안 주변의 환경을 제어하고 통제하면서 생존하고 발전해 왔다. 그런 까닭에 생각은 자신이 환경을 통제할 수 있는 증명서와 같기 때문에 그 통제권을 놓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러한 관성이 생각과 생각의 지나친 허상에도 생각에 끌려가는 자신을 멈추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우울증이나 강박과 같은 피해는 지나친 생각이 완전히 현실처럼 자신을 장악하고 있어 일체의 다른 생각을 못하게 합니다. 점검되지 않은 생각이 완벽한 논리와 현실을 만들어 우리 뇌에 진짜 현실처럼 존재하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서로 더 많이 연결되고 경쟁하면서 생각에 대한 욕구가 너무 강한 경향이 있다. 생각을 버리지 못하면 기억할 수 없는 것들이 늘어나 오히려 통제력을 잃고 불안해지기 쉽다버릴 수 없는 것들이 늘어날수록 현재를 인식하고 자신을 깊이 아는 능력과 통제력이 떨어진다. 이런 현상은 스스로 인식하고 결정하는 자기결정감을 떨어뜨려 무기력함을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다. 삶에서 생존과 회복력에도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산발적으로 들려오는 마음속 잡음을 막는 방법


우리는 뭔가에 집중하게 되면 쾌감이나 만족감, 상쾌함을 느끼게 된다. 집중을 하고 있을 때 생각은 산발적으로 피어오르지 않는다. 우리가 생각을 버리는 방법은 명상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코 끝의 숨결이나 아랫배의 호흡에 주의(의식)를 집중시킴으로써 생각의 무작위 발산을 저지하게 된다.  호흡에 집중하다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알아차리면 집중하는 호흡으로 되돌아오는 훈련이다. 무의식적으로 생각에 끌려가지 않는 주의의 힘을 길러준다.

또는 집중이 아니라 아무런 판단 없이 떠오르는 생각을 제3자처럼 관찰하는 방법이 있다. 자신과 주변의 자극에 의해 피어오르는 생각을 바라보는 것이다. 흔히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훈련하는 마음챙김 상태다. 가만히 앉아서 피어오르는 생각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관찰하는데 중요한 것은 판단하지 않고 생각의 변화과정을 지켜보는 것이다. 피어오르는 생각을 끓고 호흡을 되돌아오는 것보다 판단없이 생각을 지켜보는 것이 힘들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마음챙김의 상태가 익숙해지면 생각을 자유롭게 허용하면서도 쉽게 생각에 끌려가지 않는다. 생각을 지켜보는 생각의 주인이 되기 때문이다. 


잡음의 산발적인 생각을 정제하는 방법은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가 언어를 쓸 때는 산발적인 생각과 감정을 잠시 멈추고 통제권을 가져오는 효과가 있다. 생각은 쉽지만 생각을 표현하려고 할 때는 언어를 찾고 조합하면서 불필요한 생각을 통제한 다음 필요한 생각을 잡는 연습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의식과 전두엽의 통제권을 늘리며 발전해 왔다. 평소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쓰는 것은 생각을 정제하고 들여다보는 훈련이 된다. 생각을 버리는 올바른 생각훈련이 자신의 생각에 주인이 올바른 길이 될 것이다. 



현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리고 음미하는 마음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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