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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권수 Apr 11. 2016

두려움에 대한 해석

내 삶을 두려움에 내주지 않고 두려움에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생각하자

두려움은 인간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 가장 기본적이고 우선순위가 높은 감정이다. 위험을 감지하여 신체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준비태세에 돌입하거나 대응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원시시대부터 두려움에 민감한 개체는 생존 확률이 높았기 때문에 가장 강력한 정서로 발달한 것이다. 이성적 판단을 앞질러 감각적으로 느끼고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두려움이란 정서다. 그래서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런 탓에 생각을 하는 인간은 두려움이 무엇인지 판단하지 못한 채 또는 눈앞에 두려움의 대상이 사라졌음에도 생각 속에서 두려움을 확대하고 증폭시키기도 한다. 두려움이 생존을 위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도 인간의 평안과 웰빙을 방해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두려움의 실체에 대해 좀더 잘 알 필요가 있다.  

    

두려움은 이성적 판단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편도체에 기억되고 반응될 수 있다. 의식적 인식 이전에 무의식적으로 기억되고 반응

두려움은 우리 뇌의 편도체라는 곳에서 기억되고 반응한다. 정서를 담당하는 편도체는 이성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네트워크보다 훨씬 많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 중에서도 생존과 관련된 부정적 감정은 우선순위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두려움이 우리를 더 강력하게 장악하는 이유는 그 실체를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두려움은 이성적 판단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편도체에 기억되고 반응될 수 있다. 의식적 인식 이전에 무의식적으로 기억되고 반응하는 것이기에 우리를 더욱 당황하게 한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0.03초 이내에 처리되는 정보는 사람이 보아도 의식으로 인식하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편도체는 인식하고 몸으로 반응한다는 것이다. 무의식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그 실체를 쉽게 파악하지 못해 의식이 과대포장하고 증폭시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두려움이 우리에게 강력한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일반적으로 장기기억은 해마라는 곳에서 담당하는데 두려움에 반응하는 편도체의 기억이 해마와 다른 점이 있다. 바로 편도체는 시간과 공간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두려움이 비슷한 상황에서 손쉽게 재현되고 재생되기 쉬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전의 기억과 전혀 다른 대상, 상황, 시간, 장소라고 하더라도 우리의 의식으로 불쑥 불쑥 올라와 괴롭히기도 한다. 심지어 강력한 두려움은 우리의 판단을 통해 두려움을 합리화시키기도 한다. 그러니 두려움은 더욱 증폭되고 강력해진다.  


    

쥐나 토끼같은 동물의 편도체를 제거해 버리면 뱀과 키스할 정도로 두려움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우리의 주의가 편도체에 집중되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지만 편도체에서 주의를 돌릴 수 있다면 두려움은 그저 판단과 행동을 위한 참고용이 될 것이다. 편도체에 집중되어 있는 주의를 가져가 적절하게 판단하고 행동을 감독하는 것이 전두엽이다. 특히 전대상피질이란 곳은 편도체와 가까이 있으면서 주의조절과 오류와 갈등을 조절하고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과도하게 활성화된 편도체는 이런 전대상피질의 작동을 방해한다. 그래서 두려움이란 정서는 통제가 불가능한 감정적 이안류처럼 우리를 끌고 가버리는 것이다.      


이유없이 피곤하고 무기력해지는 이유, 잘 알지 못하는 두려움


두려움은 우리의 뇌와 신체를 방전시킨다. 두려움에 대해 한 번은 깊이 생각해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의식적으로 피곤할 이유가 없다고 하더라도 피곤하고 의욕이 없고 삶이 힘겨운 이유는 이유 없이 전투를 벌이고 있는 과도한 두려움과의 싸움 때문일 수 있다. 우리는 생각하지 않고 쉰다고 하지만 라이터를 켜둔 자동차의 배터리가 방전되듯이 피곤하고 의욕상실이 지속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니 두려움의 주의를 조절하거나 주의를 돌려 제대로 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두려움에 끊임없이 주의를 두는 것은 의식과 무의식에 두려움을 키우는 역할


두려움에 주의를 두고 있을 때 우리의 몸과 마음은 자유롭지 못하다. 교감신경 위주로 긴장과 압박의 닫힘 시스템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호흡은 짧아지고 빨라지며, 심장은 빨리 뛰고 신경과 근육은 예민해진다. 당연히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은 신경 쓸 여유가 없게 된다. 그래서 두려움에 맞서는 방법은 자신의 주의(attention)를 조절하는 것이다. 두려움을 관장하는 편도체에서 주의를 전두엽으로 전환시키거나 주의를 다른 곳으로 전환하여 긴장을 풀고 유연성을 길러 주어야 한다. 두려움을 생각하는 만큼 주의는 두려움에 집작하고 그 힘을 팽창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전두엽의 작동을 방해하는 것이다. 주의는 항상 먹이를 많이 먹는 쪽이 이긴다. 두려움에 끊임없이 주의를 두는 것은 의식과 무의식에 두려움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 항상 불안과 두려움이 휩싸여 있던 사람은 두려움이란 감정을 느끼지 못하면 더 큰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두려움을 피하고 싶은 사람이 두려움을 기대하고 그 두려움에 기대는 경우가 발생한다. 두려움은 내 삶이란 뜻이다. 사실 희망도 두려움과 같이 편도체의 영역이다. 의식적 영역을 뛰어 넘어 인간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어디에 더 많은 주의를 줄 것인가 판단해야 한다. 그러려면 이를 판단하고 감독하는 전두엽이 잘 활성화되어 있어야 한다. 두려움에 주의를 반복하여 둠으로써 우리의 뇌에 2000m 협곡의 그랜드 캐넌을 만들기 전에 멈춰서 직시하고 생각해 보아야 한다.    


  두려움으로 흐르는 주의를 멈추고
그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려 편도체의 과도한 활성화를 막는 것

두려움이 맞서는 방법은 두려움에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의 상상력을 통해 두려움을 키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두려운 상황이 있을 때 두려운 상황에 집착하지 않고 두려운 상황의 극복한 결과에 초점을 맞춰서 주의를 희망 쪽으로 이동시키는 용기가 필요하다. 희망이나 용기가 불가능하더라도 두려움에 치우친 주의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려움에 의미를 부여하기 보다는 “그저 그런 느낌과 생각이 드네” 정도로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두려움으로 흐르는 주의를 멈추고 그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려 편도체의 과도한 활성화를 막는 것이다. 어느 정도 틈이 생겼을 때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가능성을 찾아 보는 것이다. 그 희망이 중요하다고 생각할수록 두려움의 가능성과 비현실성을 가려내기도 쉬워지고 또렷이 보인다. 우리의 뇌는 관심 없는 것은 가려내고 덜 중요한 것을 입력된 정보도 지워버리는 전략을 쓰고 있다. 과도하게 활성화된 두려움을 중요하게 반응하도록 할 이유는 없다.  

    

두려움에 대한 부정적 회상을 막고 주의를 조절하는데 명상이 효과적이다. 우리의 주의를 아무런 판단 없이 중립적인 호흡이나 신체의 일부에 집중하여 고요하고 평온함을 유지하는 훈련은 주의의 주인이 바로 자신이 되도록 해 주기 때문이다. 부정적 회상에 주의를 잠시 멈추는 것이 가능해지면 두려움을 정면에서 직시해서 그 실체를 파악하고 점검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그러면 두려움은 많은 경우 그 실체의 모호함과 중요성 때문에 과장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명상은 하면 발달하는 뇌부위가 배외측전전두엽이라는 곳이다. 이곳이 발달한 사람은 부정적 회상을 하더라도 우울증에 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전두엽이 잘 발달되어 두려움을 비롯한 부정적 회상을 직시하고 판단하고 있다는 증거다. 두려움에 내 인생을 낭비할 수는 없다!



자기에게 약한 자에게 가장 강하고

약한 자를 독식하는 강력한 것,

자기에게 강한 자를 가장 무서워하는 것

이것이 무엇일까요?



걱정의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걱정의 30%는 이미 일어났던 일이 또 일어날까 미리 걱정하는 것이다.

걱정의 22%는 너무 사소해서 무시해도 좋은 일이다.

걱정의 4%는 바꿀 수 없는 일이거나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걱정의 4%는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일이다.


[관련글] https://brunch.co.kr/@hesse2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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