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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권수 Apr 16. 2016

자기감정의 존중

내 감정으로 나를 사랑하기

사람에게 감정은 중요하다 못해 절대적인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자신의 감정에 미숙하고 솔직해지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아마도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것이 성숙함으로 교육받은 문화적 영향도 있겠지만 감정에 대해 이해할 기회가 적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감정은 이성적 판단보다 빠르게 우리를 현실에 대응하고 필요한 행동을 만들도록 도와준다. 우리의 마음을 열고 장애 없이 주변의 환경과 소통하도록 한다. 이를 바탕으로 사람은 자신을 확장하고 보다 유리한 결정을 이끌어 내기도 합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감정이 이성적 판단을 저해한다고 믿어왔다. 그래서 감정은 이해하는 것보다는 통제의 대상이었다. 이런 가정은 어떨까? 감정적인 부분을 제거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최대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특별한 연구 덕분에 이것은 정확히 잘못된 인식으로 결론 났다. 뇌에 종양이 생겨 감정을 담당하는 부분을 제거한 환자가 있었다. 이 환자는 기억, 언어, 연산 등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은 그대로 가지고 있었고 감정만 느낄 수 없었다. 감정을 완벽히 통제하고 이성적으로 완벽한 인간이 되었지만 이 사람의 삶은 순탄하지 못했다. 이혼은 물론 친구관계도 좋지 못했고 직장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잘 하기는커녕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상식수준의 의사결정도 못하더라는 것이다. 감정의 도움 없이는 우리의 이성은 의미없고 무기력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사람의 뇌에서 감정은 변연계의 편도체라는 곳에서 주로 담당합니다. 이성적 판단은 대뇌피질에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뇌과학자들은 편도체에서 대뇌피질로 정보가 전달되는 신경통로가 피질에서 편도체로 연결되는 통로보다 3배정도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의 뇌는 감정적 정보를 통합적으로 판단하여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뿐만 아니라 감정이 우리의 사고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이런 이유로 사람에게 감정은 아주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감정적으로 활성화되어 있을 때 우리의 에너지는 상상 이상으로 강해진다.  감정적으로 활성화되어 있다면 평소에는 하지 못하는 일을 단숨에 해결하기도 한다. 조절되지 못하면 이런 강한 감정적 에너지에 휘둘리기 쉽게 때문에 감정을 통제의 대상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또 우리의 기억에서 가장 오랜 기억이 정서기억이다. 일상의 기억을 서술기억이라고 하고 자전거 타기 등 습관적인 기억을 비서술 기억 또는 절차기억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중에서 기억이 가장 오래 가는 것은 서술기억, 절차기억, 정서기억 순이다.  정서기억이 가장 강력하고 오래 기억된다. 강한 감정을 통해 저장된 기억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사람은 감정적 존재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데 감정은 강력하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감정적으로 열려 있는 ‘오픈 시스템(open system)’은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만드는데  핵심적인 자원이 된다. 행복, 그 자체도 결국 감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하다 보니 실제 자신의 감정을 잘 모른다. 타인의 감정은 잘 읽어도 자신의 감정을 읽을 줄 모른다. 변화가 빠르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감정억제를 강요받는 현대인들은 자신의 감정을 가두는데 능숙하다. 그러니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몰라 스트레스를 증폭시키고 있다. 증폭된 감정이 자신의 감정이라고 느낀다. 특히 현대인들은 주변에서 강요받는 요구사항이 많기 때문에 누군가가 만들어준 감정을 인식하고 만들어진 감정적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감정적으로 발생한 강력한 에너지들이 마음에 묵혀 있어 감정적 무기력에 시달리고 있다. 감정적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거나 소통하지 못하면 긴장감이 높아진다. 점점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래서 감정적 표현이 쉽게 된다. 자기감정을 수용해 본 경험이 적을 경우에 극단적인 사고나 행동으로 분출되는 경우도 많아진다.      


윤기 있고 촉촉한 삶은 감정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에게 가능하다. 감정은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자본이다.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바라봐 주고 경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타인의 감정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능력은 자신의 감정을 읽을 때 가능하다. 감정을 읽는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중요해서 존재하는 감정의 태생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내가 느끼는 감정이 왜 발생했는지 그 이유를 아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은 자기용서의 기본이 된다. 자기위로의 토양이 되어 자기가치와 존중감을 키워낸다. 자신을 몰아붙이는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억누르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큰 업적을 남기고도 쉽게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지 못한다. 긍정적인 감정은 인정하면서 부정적인 감정은 억누르고 피하는 것이 아니라 생겨나는 그대로 지켜보고 수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우리 뇌의 편도체와 아주 강력하게 연결된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해야만 전두엽이 통합하고 조절하는 능력도 생기는 것이다. 내 감정은 누가 뭐래도 존중받아야 할 대상이다. 자주 들여다 봐주고 내가 관리해 주어야 할 나의 본질이다. 



감정조절을 위한 이해와 연습 https://brunch.co.kr/@hesse24/35


감정을 대하는 뇌의 비밀 - https://brunch.co.kr/@hesse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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