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권수 Jul 11. 2016

긍정성 훈련이 필요한 이유

반복되는 주의의 패턴은 의미와 가치와 결합되면서 뇌 활성화 패턴을 바꾼다

한쪽에서 소리굽쇠를 치면 반대편의 수 많은 소리굽쇠 중에서 같은 파장을 가진 소리굽쇠만 울리게 된다. 사람의 생각과 정서는 하나의 파장이 되어 같은 생각과 정서를 가진 사람이 공명을 이루고 그 결과는 확대된다. 세포단위의 양자역학을 운운하지 않더라도 사람은 그런존재다. 특히 정서란 이성적 판단과 정보를 인식하는데 아주 강력하게 영향을 미친다. (참고, 감정을 대하는 뇌의 비밀). 긍정심리학의 창시자라고 불려지고 '학습된 무기력'으로 유명한 마틴 셀리그만 교수는 학습된 무기력에서 왜 비단 무력감만 학습되는지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또 왜 심리학이란 학문이 불안, 우울, 분노 등 부정적 정서에만 몰두했는지 회의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긍정심리학을 연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결과 정서 특히 낙관적 정서의 학습을 강조한다. 단순하게 말할 수 없지만 극히 단순화시켜 말하면 패턴이다. 그래서 정서는 기계적이지 않은 반복적 패턴의 훈련이 필요하다. 


하나의 사건이나 정보를 접했을 때, 그 속에는 긍정적 의미와 부정적 의미가 함께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는 제 각각의 심리적 상태에 따라 먼저 다가오고 해석되는 정보는 다르다. 의도와 상관없이 어떤 사람은 긍정적인 측면이 먼저 인식되고, 어떤 사람은 부정적인 측면이 먼저 인식된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우선적으로는 일상적인 패턴의 강도다. 어떤 패턴의 주파수에 익숙하여 열려 있느냐가 중요해진다. 이것은 평상시 우리의 주의가 어디에 더 많이 흘러가고 있는가와 관련이 있다. 반복된 주의의 패턴은 뇌가 활성화하는 패턴을 변화시킨다. 그래서 긍정적이고 싶은데 쉽게 되지 않는 것은 굳어져 있는 이런 패턴 때문에 그렇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긍정성을 확대하는 것은 우리가 직면하는 사건에서 긍정적인 측면에 우리의 주의(attention)를 모으고 음미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속도를 늦추어야 한다. 빠른 속도에서는 우리가 어디에 익숙한지 알아차릴 여지가 전혀 없다. 5년을 같은 거리로 출근했다면 이제 걸어서, 또는 자전거를 타고 똑같은 길로 출근해 보면 전혀 믿기지 않는 장면을 엄청나게 많이 보게 된다. 자연, 사람, 건물 등에 쏟아지는 새로움과 증가하는 관심에서 좀 더 살아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 새로움은 바로 느린 속도가 주는 신비다. 경쟁과 생존이 우선시 되는 일상에서 부정적인 정보에 민감할수록 표면적으론 유리하다. 그래서 부정적인 시각과 해석이 먼저 거부할 수 없는 의미를 던진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매순간 속도를 늦추고 한 발 떨어져 긍정적인 의미에 나의 주의를 모으고 음미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긍정적인 해석력을 많이 가질수록 긍정적인 사건을 먼저 확인할 가능성이 커진다. 일상생활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자주 찾아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예전의 실패가 결국은 저런 성공을 만드는 것이었네”라고 다른 사람의 성공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적어도 하루에 하나의 긍정적인 해석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인 해석의 양이 커지고 긍정적인 의미를 자주 만나게 된다. 다음으로 좋은 일을 충분히 보상하고 음미하는 것이다. 기분 좋고 활력이 넘치는 일, 기쁜 결과의 일을 충분히 느끼는 것이다. 좋은 성과를 내고도 서로 축하해 줄 틈도 없이 다음의 과제로 넘어가는 광속의 사람들이 있다. 어쩌면 더 큰 욕심에 긴장을 높이고 있거나 스스로는 아직 누릴 때가 아니라고 말하며 보장받지 못하는 미래에 모든 관심을 보내고 있는 사람도 있다. 누릴 수 있는 자격은 스스로 자격이 있다고 믿을 때 가능하다. 그리고 그런 즐겁고 좋은 일을 누리고 음미하는 일, 스스로 칭찬하는 일은 다른 일과 주변사람에게 확대 재생산되기 마련이다.   

   

 하루 정도는 억지로 시험 친다고 생각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축복을 세어보자.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의도적으로 사소한 곳에서 축복과 감사의 이유를 찾아보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서 자신을 얼굴을 보며 “따듯한 집에서 편안하게 잘 수 있었구나”라며 감사하고 그렇지 못한 것과 비교해 본다. 원하는 커피를 골라서 먹을 수 있고, 좋아 하는 야생차를 입에 담고 그 축복과 다행스러움을 셈하는 것이다. 쳐다보지 않았던 축복을 셈할 때 감사와 긍정적 에너지가 밀려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긍정적 감정일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와 감사할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는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에는 의식적일는지 몰라도 축복을 셈하는 것은 감사를 통해 마음의 면역력을 높이는 자연현상이다.    

  

 긍정심리학에서는 개별적으로 연구되어 온 것이지만 긍정적 정서를 유발시키는 원리가 많이 밝혀졌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몰입과 자신의 강점을 활용할 때이다. 우리는 하고 싶을 때가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 행동할 때가 너무 많아져 버렸다. 그래서 몰입할 기회가 적어져 어딘가 흠뻑 빠져 있는 자신을 바라볼 기회가 없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몰입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마치고 나왔을 때를 상상해 보자. 마치 그 든든하고 꽉 찬 느낌이 신의 아들 같기도 하다. 몰입은 분산된 주의(attention)를 한 곳에 온전히 투입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식적인 혼선이나 분산 없이 몰입된 상황 속에서 자신의 강점과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 최고의 자신을 만나게 된다. 몰입을 할 때 시스템적으로 긍정적 정서가 유발된다. 그리고 자기결정감, 자기 능력의 확장감, 혼자가 아닌 연결성 또는 관계성과 같은 내적동기(intrinsic motivation)가 충족되면 더 긍정적이게 된다. 매일 일정한 시간만큼이라도 꾸준히 자신의 강점이나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는 생활은 긍정적인 면을 의식하지 않아도 긍정적인 면을 먼저 보도록 만들어 준다.    

  

다른 이들을 위해 공헌하고 봉사하는 사람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밝다. 요즘은 우울증 환자 등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환자들에게 봉사와 같은 그룹 활동을 치료의 목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우리는 선한 일에 공헌하고 친절을 베풀고 그 순간의 느낌을 공유함으로써 긍정적 에너지를 생산해 낼 수 있다. 공헌과 봉사를 자주 하는 사람들은 이것이 중독성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긍정적 정서 때문이다. 기분이 좋고 그래서 활력이 넘치는 곳에서 자신의 존재성을 뚜렷하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원시부족사회에서 자신의 존재가 타인에게 기여하고 꼭 필요하다고 느낄 때 그 사회에서의 생존은 안정적이었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관계의 욕구가 행동의 동기와 연결되어 있는지 모른다. 매일 공헌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그 봉사와 친절을 통해 상대가 가지게 되는 평안함과 행복을 상상하고 감사하는 일, 그것은 일상의 긍정성을 자신의 익숙한 영역으로 확장시키는 가장 편안한 방법이다. 명심해야 할 것은 공헌은 나의 목적과 집단의 목적이 아니라 그런 도움이 필요한 사람과 공감할 때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능과 불가능을 분별하는 지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