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의 맷집은 자기 마음의 근력
아이나 어른이나 현명한 사람은 의도적으로 자신의 주의를 전환하며 스스로를 통제하고 조절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주의에 의해 조절되기 때문이다. 기억하고, 인식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버튼이 나의 주의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 당연해서인지 자신의 주의를 인식하거나 관리할 생각은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산이름 대기’라는 것이 있다. 통제하기 힘들 정도로 감정에 휩싸이는 순간, 알고 있는 산의 이름을 마음속으로 지칭하는 것이다. 백두산, 한라산, 지리산, 태백산, 묘향상..... 이런 식으로 순서는 상관없지만 남한과 북한, 각 도별로 구성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이것은 주의를 의도적으로 전환하는것이 핵심이다. 감정은 지속되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주의를 다른 인지적인 곳으로 돌려 감정을 조절하는 효과를 보자는 것이다.
온몸으로 전해오는 감정적 신호는 조절하기 힘들만큼 강력한 자극이다. 감정을 담당하는 것은 변연계의 특히 편도체라는 곳인데 이런 감정을 조절하려면 전두엽의 활동이 필요하다. 인지적 사고와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으로 주의가 넘어와야 감정의 조절이 가능하다. 감정조절 등 자기통제력 훈련이 잘 되어 있는 사람은 감정에 그대로 반응하기 전에 자연스럽게 전두엽이 이를 관찰하고 판단하여 조절한 다음 표현하게 된다. 하지만 산이름 말하기는 의도에 맞춰서 자신의 주의가 조절되지 않을 때 활용하는 방법이다. 아이들이 울거나 때를 쓸 때 “어머! 저게 뭐야”라며 주의를 돌리는 것도 같은 원리를 활용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조절한다는 것은 우리의 주의를 의도적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주의의 조절한다는 것이 감정을 조절하는 셈이다. 격한 감정에 누군가가 질문을 하면 알아듣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인지적 영역이 활성화된다. 이때 주의의 전환과 감정적 조절의 틈이 만들어 진다.
사람들이 역경에 직면할 때 이를 극복하여 더 나은 삶을 살게 하는 회복력은 여러 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 감정조절과 충동조절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감정과 충동을 잘 조절할 수 있는 사람들은 역경에 휘말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쉽게 역경을 극복하여 원래의 위치로 돌아오기 쉽다. 이 말은 다르게 자제력과 의지력이 높다고 표현된다. 사실 이런 영역도 앞에서 이야기한 내용의 주의의 전환과 조절능력과 관련이 있다. 의지력과 자제력이라고 말하면 엄청난 능력과 인격적 수양을 의미하는 것 같아 쉽게 “난 의지가 약해”라고 포기해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주의를 조절하는 주의력 훈련이나 몰입의 습관화를 통해 보다 편안하게 향상시킬 수 있다.
사람들은 여러 자극들 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주의만 선택하여 수용한다. 현실적으로 존재해도 주의가 선택하지 않은 것은 의식에 남아 있지 않다. 즉, 현실적으로 기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반드시 주의가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주의는 나도 모르게 충동적으로 반응할 때가 더 많다. 당장 주변에서 큰 소리가 나면 강한 자극으로 주의를 이동한다. 자신의 주의가 여러 정보들 중에서 감각적이고 충동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자신의 의도나 목표에 맞춰 선택적으로 인식하려면 주의를 돌리는 훈련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것을 주의조절이하고 말한다. 목표 이외의 자극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목표한 대상에만 전념하는 주의집중을 ‘실행주의(executive attention)라고 한다. 이런 실행주의가 잘 작동되어야 자기통제가 쉬워진다. 실행주의가 잘 작동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주의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자기인식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감정적으로 격해 있을 때는 자신의 주의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고 주의와 감정이 뒤섞여 회오리친다. 자신이 의도한 것에 주의를 집중시키고 집중하는 과정에 주의를 분산시키는 것들을 무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집중을 지속적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실행주의 능력에서 나온다. 이런 능력은 반복을 통해서 길들여질 수 있다.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방법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생각보다 간단할 수 있다. 지속적으로 조금씩 자신의 주의를 조절하는 연습을 하면 된다. 자신의 주의를 조절한다는 말은 스스로 자신이 어디에 주의를 집중하고 있는지 알고 의도적으로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원하지 않는 잡음에 대항하여 주의를 전환하고 되돌려 놓는 훈련이 필요하다. 평소에 근력운동으로 근력을 키우듯이 주의를 집중하고 조절하는 훈련을 해서 뇌신경 조직에 길을 내는 것과 같다. 의도적으로 주의를 전환하는 훈련은 실행주의를 활성화하는 능력을 키워줄 것이고 우리에게 불필요한 감정, 충동적 자극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주의력의 맷집은 곧 마음의 근력이다.
실행주의를 활용하는 자기통제력은 많은 연구에서 IQ보다 성적, 대인관계, 적응력, 성적 등 삶을 유용하게 하는 핵심요인으로 증명되고 있다. 우리가 회복력이 높고 감정과 충동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운동을 하듯이 의도적으로 주의를 집중하고 조절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명상을 훈련하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일정 시간 몰입을 반복하는 일이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을 꾸려나가는 방법이다. 자신이 선택한 의도에 주의를 집중하고, 주변의 소음과 유혹을 제고하여, 지속적으로 의도에 맞는 집중을 유지하는 운동이 매일 필요하다. 내 주변에서는 어떤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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