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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눅진한 브라우니 Mar 07. 2023

피아니스트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로만 플란스키의 피아니스트는 여러 번 봐도 몰입도가 뛰어난 영화다.

며칠 전에 또 혼연일체가 된 듯 봤다.


거의 끝날 즈음에 호젠펠트가 숨어 있는 슈필만에게 뭔가를 던져주며 말한다.


러시아군이 몰려와서 우린 후퇴할 거야.

... 전쟁이 끝나면 뭘 할 거야?


피아노를 치겠지.


... 머뭇거리다가 자신의 코트를 벗어준다.


네 거잖아? (너도 춥잖아?)


난 더 좋은 게 있어.

... 아참, 이름이 뭐야?


슈필만.


나중에 한번 라디오에서 들어볼게.


그가 가고 나서 슈필만은 빵과 잼을 확인한다.

그리고 깡통따개도 확인한다.


슈필만이 허기를 면하려고 피클깡통을 갖고 씨름하고 있었을 때, 호젠펠트를 만났다는 걸 상기해 보면 그 세심함에 뭉클함이 느껴진다.


감사하다고 했을 때 그는 자신보다 신에게 감사하라고 다.

그의 말대로 슈필만은 영화 내내 구사일생의 연속이었다.

폴란드 음악가들이 없었다면, 그의 독일인 친구가 없었다면, 호젠펠트가 없었다면.. 그가 살 수 있었을까?

전쟁이 끝나고 슈필만이 경험담을 책으로 펴냈고, 영화로 만들어져서 세상이 그들의 존재를 알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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