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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눅진한 브라우니 Jun 09. 2024

삶의 길목들

아이 키우기

우리 남매들이 어렸을 때 집에 가끔 오시는 아주머니들이 엄마에게 애들이 많아도(그땐 둘만 낳아 잘 살자고 외치던 시대였으니) 순하고 착하다면서 웃는 눈으로 이야기하곤 하셨다. 그러면 엄마도 그저 웃기만 하셨다.
그래도 애를 낳고 키우는 그 세월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하든 저러하든.
사람은 자기 고민과 자기 고통을 세상에서 제일 큰 것으로 인식한다. 그러다가 힘겨운 타인을 보고 난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곤 한다. 그러다가도 내 속에 갇혀서 그 안에서 버둥거리기를 반복한다.

난 셋도 아니고 넷도 아니고 다섯도 아니고 둘만 낳아 잘 살자고 외치던 그때에 맞춰서 딱 둘을 낳았는데 정말 힘들다.
자꾸만 내 아이를 부정하는 생각이 앞선다.
학교에 잘 갔던 아이가 소동을 일으켜서 데리고 왔다.
오늘 완전 포텐 터졌다.
3월부터 부쩍 커진 문제의 행동들을, 약조절을 해서 잦아들기를.. 그렇게 지금까지 지내오면서 4월에 두어 번, 5월에도 그 정도,, 그저 닥치면 견뎌가면서 지내오고 있었다. 오늘은 뭐가 그리 또,,,
이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물음표가 없어지지 않는다.
앞으로도 그렇겠지.
무조건 이해를 해야 한다고, 이건 어떤 훈계도 스며들지 않는다고 여기고는 있지만 그래도 아주 미세하게 조금씩이라도 스며들 수 있게 이야기는 해줘야겠지.
내가 아이와 함께 하면서 다른 사람을 원망하지 않게 해달라고 다시 한번 기도했다. 무조건 아이를 이해하게 해달라고, 못하겠어도 이 현실에 절망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다른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 끊게 해 달라고도 기도했다.
결국은 홀로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성취도 승리도 별로 없는. 그런 것을 바라는 것 자체가 불경한 것 같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직진하고 동행하라고.
내 속에서 이런 말이 들린다.
생각을 끊어낼 줄도 알아야 한다고.. 이런 글을 어디서 봐서 힘이 되었다.


작년 오늘 남겼던 글이다.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

견디고 버티면 좋아질 것들에 대한 희망을 품고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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