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밖 개구리_다른 곳을 바라보다
그만하자.
"그만하자" 결정했지만 사람 마음이 어디 칼 같은가. 8년 만에 치른 임용 시험에다 소수점 불합격 소식에 지인들 모두가 "한 번만 더! 해보자!"였다. "아니요! 안 하려고요"라고 대답은 했지만 '나도 나를 모르겠다'.
임용시험 때문에 미뤄왔던 한 가지. ‘이사’가 있었다. 시험에 합격하면 어디로 발령이 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김칫국 제대로) 이사를 하지 못했다. 붙었으면 발령이 난 그 지역으로 이사를 했을 텐데, 시험에 '똑' 떨어졌기 때문에 옆 동네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쾌적한 공간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나는 시험 때문에 미뤄 두었던 이사를 하게 된다.
시험에 떨어지자마자 한 것. '우리 집 내놓기'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았고 특히 우리가 사는 지방의 연식 있는 아파트의 매매는 정말 어려웠다. ‘집이 팔리면 이사를 가자! 하늘의 뜻이야’라며 남편과 합을 맞추었고. 집을 내놓은 지 일주일이 되지 않아 우리 집은 그때 당시 시세 최고가로 매매가 되었다.(미니멀 라이프 덕분이라 생각한다) 정말 하늘의 뜻이었나 보다. 이사를 하고 내 인생은 많이 달라진다.
급하게 집이 팔려 버려 바빠졌다. 이사 갈 집을 봐 두지 못했기 때문에 나의 불합격에 대한 애도의 시간 따위 없었다. 오히려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시험에 떨어지고 해야 할 것은 애도가 아닌 ‘피드백’이다. 다음 해를 공부할 사람이라면. 그러나 나는 할 생각이 없다. 고로 ‘피드백’ 따위는 필요 없다.
우리는 해야 할 애도는 하지 않고 하지 않아도 되는 애도를 하며 우울감을 겪을 때가 있는 것 같다. 사람과의 관계는 분명 애도의 시간을 거쳐야 하지만, '실패'에 대해서는 ‘피드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피드백은 다음을 준비하게 하지만 우울감은 다음을 준비하지 못하게 한다.
내 계획상 2020년에 은 분명히 신규 합격을 해서 새로운 학교에 발령을 받았어야 했는데, 인생 정말 계획처럼 되지 않는다. 나는 그저 새로운 집으로 이사 왔을 뿐. 나에게 출근할 학교는 없었고 이제 무엇이든 했어야 했다. 나에게 불합격이라는 복병이 찾아올 줄은 몰랐지만 만약 떨어진다 해도' 2020년에 나는 무조건 일한다!'라고 결정했었다. 이사 후 중학생을 타깃으로 한 공부방 창업을 계획했다. 그런데 이사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가 터졌다. '이 무슨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스토리란 말인가'. 교사인 남편과 두 아이까지 온 식구가 12월부터 5월까지 함께 하는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상황을 살게 되었다. 삼시 세 끼에 간식까지. '삼시 세 끼'가 아니라 혹시 '삼시 새끼'가 아닌가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는 중에 당연히 나의 공부방 창업은 ‘무기한 연기’되었다.
이사를 하면서 내가 결정한 두 가지가 있었다.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 ‘독서’와 ‘새벽 기상’이었다. 새로운 공간이 주는 힘. '무언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준다. 새집에서 시작한 독서 생활과 새벽 기상의 노력은 나의 삶을 많이 변하게 했다. ‘실행이 답이다’를 보게 된 것이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감히 나의 인생 책이라고 소개한다. 이 책을 보고 나는 인생이 바뀌었다.
생각만 하는 삶에서 실행하는 삶으로
시험에 불합격한 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코로나로 공부방을 하지 못한다고? 그것 또한 문제가 아니었다! 환경의 핑계를 대지 않겠다! 오프라인이 안되면 온라인으로 하면 되지! 돌아보니 그때부터 내 인생은 달라졌다. 나는 새로운 도전을 하기 시작했다.
임용을 한번 더 하라고? 아니! 나는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실행하면서 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