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혜빈 Jul 02. 2024

후반전에 들어가며

짤막한 안부

무언가 하고자 하는 마음은 앞서는데 몸은 따라주지 않고… 반복되는 상황에 묘하게 울적한 감정으로 새해를 맞이했던 게 어제 일 같은데 벌써 반년이 지났다.


돌아보면 상반기 동안 두 어번 크게 아팠고 항상 그렇듯 은근하게 몸이 좋지 않은 날들이 계속됐다. 내 상황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바로 어제만 해도 한 시간 정도 교회에 갔다 온 뒤 체력이 방전 됐고, 전날 기대했던 것과 달리 수업 신청한 걸 후회하며 억지로 + 책임감으로 제책 수업을 들은 걸. 힘든데 뭘 그런 수업을 듣냐고 걱정하는 엄마 말에 괜히 혼자 긁히기도 하고 말이다.

늘 엎치락뒤치락하는 몸과 마음이지만 그럼에도, 지금 삶에 감사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연초 울적했던 감정도 지금은 많이 괜찮다. 그러니까 다시금 새기는 건 이 순간에 주어진 것을 한껏 누리면서, 감사하면서, 천천히 내 시간과 빠르기를 믿고 가야 한다는 점.

나아갈 하반기를 위해 상반기 동안 이뤄냈거나 진행 중인 것을 써 보자면— 글쓰기 모임에서 꾸준히 에세이를 쓴 것, 그 글들을 정리해서 전자책을 만든 것, 아직 소극적인 상태지만 폴라로이드 사진 작업에 발을 담근 것, 판화에 도전한 것, 전시 1회, 교수님과의 만남, 제책 수업으로 인사이트를 얻은 것, 여러 책을 읽은 것— 특히 소설을 즐기게 된 것, 작년보다 훨씬 많은 수국을 꽃피워낸 것, 꿈꾸던 일이 조금 윤곽이 잡히고 거기 한 발 가까이 나아간 것 정도 되겠다. 이렇게 나열해 보니 하는 일 없는 백수라도 나름 열심히 지내온 것 같다.

하반기에서 이루고 싶은 건 내 작품의 밑재료가 될 스티커 팔레트를 정리하는 것, 판화 작업으로 작은 아웃풋 만들기, 에세이로 실물 제책하기, 사진 작업 정리, 흐지부지된 cmyk 인쇄 색상 공부 다시하기, 중간중간 열심히 독서, 그리고 신작을 만드는 것과 가능하다면 전시. 꽤 많은데 다 이룬다면 올해 알차게 살았다고, 뿌듯한 마음이 들 것 같다.

일 년을 전반, 후반 경기로 나누면 이제 후반전에 돌입할 때. 전반전 스코어가 어떻든 마지막까지 후회 없이 경기하는 게 중요하겠지.


후반전도 힘내보자. ( ‎•'-'•)و


올해 정성으로 키워낸 수국 :)


매거진의 이전글 비범한 건 다름 아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