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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약돌 Nov 18. 2020

난 마스크빨, 아이는 학원빨?(ft.수트는 RM빨)

[대치동은 주식도 사주고, 사교육도 시킨다는데 Part1]

이번 회차는 여러 집단의 이해관계 및 각자의 입장이 얽혀 있기에 다소 민감한 주제, '사교육의 정도와 효용'에 대한 이야기다.


올해 여름 피부과를 들락날락해야만 했었다.


고등학교 때도 T존 위주로 간혹 왕 뾰루지가 났던 적은 있어도 여드름이 난 적은 없었다. 그런데!! 불혹을 앞두고 있는 이 나이에, 마스크를 착용한 턱 위주로 울긋불긋 여드름 비슷한 것이 생겨난다. 턱 → 양볼 점점 퍼지기 시작한다. 바로 병원 갈 시간도 없고 해서 몇 주간이나.. '괜찮아지겠지' 하며, 나름 셀프 처방(AC 케어라고 적힌 토너 바르기, 뾰루지 스폿 약 등)을 한다. 더 심해진다. 나 조차도 마스크 벗은 얼굴을 보기가 두려울 정도가 되었고, 가족들마저 성화다. "너 얼굴이 왜 그래? 당장 병원 가봐. " 하여, 조약돌은 1번 병원으로 간다.


1번 병원 의사 선생님 : "아~괜찮아요. 조금 피곤하신가 본데, 푹 쉬면 괜찮아질 겁니다."

조약돌 : "선생님, 저 얼굴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인데, 약이라도 처방해 주시면 안 될까요?"

1번 병원 의사 선생님 : "바르는 약, 먹는 약 굳이 안 드셔도 돼요. 그냥 잘 주무시고 푹 쉬세요."

조약돌 again : "선생님, 그럼 뾰루지 짜는 거라도 해 주시면 안 돼요?"

1번 병원 의사 선생님 : "그런 거는 짜면, 더 퍼져요. 안돼요. (단호박)"

조약돌 : "네..." (맞는 말씀이시긴 한데.. 나 왜 왔지?...)


결국 1번 병원에서 나와 2번 병원으로 간다. 2번 병원은 내 얼굴 트러블에는 큰 관심이 없어 보인다. 대신 새로 나온 기기 위주의 레이저 시술 셀렉션을 옵션 A, 옵션 B, 옵션 C로 권한다. 조약돌은 "네, 트러블 잠잠해지면, 생각해 볼게요." 하고 역시 발걸음을 돌린다.


3번 병원은 현재 거주지로 이사 오기 전, 뾰루지 극심할 때 위주로 간혹 방문하던 병원이다. 뒤집어진 얼굴 때문에 스트레스가 극심했던 지라 먼 길을(운전으로도 거의 한 시간이 걸리는..) 달려가, 진료를 받는다.


3번 선생님 왈,

"검사를 해 봐야겠지만, 마스크 트러블인 것 같네요. 조약돌님은 원래 여드름 피부가 아니신데, 이 정도로 뒤집어질 정도면 피부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거예요. 거기다 한 여름이라 땀도 많이 나고, 마스크 속 환경이 습하니까요. 특히 조약돌님은 마스크 쓰고 하루 종일 계시니까 그럴 수 있어요. 한 번 모낭충이나 곰팡이균 등이 있나 살펴볼 거고요. 우선 짜지는 않을게요. 짜면 더 악화될 수 있어요. 대신 조약돌님이 피부로 인해, 스트레스가 많으시니, 며칠만 먹는 약을 복용하도록 하죠."




사실 3번 선생님이 앞선 1번 선생님과 딱히 다른 처방을 내려 주신 건 아니다. 당장 뒤집어진 피부 때문에 짜던지, 소위 스테로이드 성분의 여드름 주사를 맞던지 하고 싶었는데, 3번 선생님도 짜는 거나, 여드름 주사를 맞는 것은 피부에 더 자극을 주어 악화될 수 있으니 안 된다고 하셨으니 말이다.


단지, 3번 선생님은 원인 분석 고민&해결책 제시(최선 or 차선의 방안)를 함께해 주셨다고나 할까. 정서적 처방만으로도 환자의 마음은 어느 정도 안정을 찾는다. 실질적 처방으로는 '먹는 약' + 많이 가라앉은 후, '심각한 부위만 TA (triamcinolone이라는 국소 스테로이드 주사라고 한다) 주사'  처치를 하고 현재는 다시 예전 피부로 돌아왔다..



사교육이 필요한가?


위 의사 선생님을 사교육에 빗대자면 (지금까지의 업이 교육 관련이라, 생활의 모든 일들이 영어 혹은 교육으로 귀결된다 ^^;;) 이렇게 들린다.


1번 의사 선생님 :  "사교육 전혀 필요 없어요. 스스로 공부하세요."

2번 의사 선생님 : "이 동네 다 받는 사교육인데, 아직 모르셨나요? ABC.. 옵션은 많으니 우선 시작하세요."

3번 의사 선생님 : "현재는 사교육은 필요 없습니다. 대신, 공부의 길을 잃은 상태이니, 이 책부터 끝내 보죠. 경과를 보면서, 중간중간 이해 안 되는 부분은, 들고 오세요. 그때는 설명해 드릴게요."


사교육은
뾰루지에 처방하는
국소 스테로이드, 염증 주사이다.

Q. 학원빨 받으면 성적 오르나?


A. 단기적으로는 그럴 확률이 매우 높다. 그리고 꼭 필요한 경우라면 처방해야 한다. 뾰루지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받으면, 거짓말처럼 하루 이틀 만에 쏙 들어간다. 그런데, 계속 반복해서 맞으면? 주변 피부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민감성 피부로 될 확률이 높다.


사교육의 효과와 지속기간에 따른 한계 효용 체감도 이와 유사하다.


보육공백 문제로 학원을 보내야만 하는 상황에 관련된 이야기는 논외로 하고, 아직 어린 학생들(유초등)이라면, 자기 주도 학습능력을 키우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중고등 학생의 경우, 혼자 하는 공부가 힘들어서 도움을 받고자 할 때, 반드시 학원 수업을 들어야 한다고 고집할 필요는 없다. 상황에 따라 '온라인 강의+자기 주도 학습'으로 진행해도 된다.


실상은, 많은 학생들이 인강도 듣고, 학원도 다니고, 숙제하느라 허덕인다. 내가 만난 고등학생들 중에 강의 중독 수준의 학생들이 꽤 된다. 월~일까지 주 5일~7일 학원을 다닌다. (필요한 과목만 다니려고 했는데, 필요한 과목이 자꾸 추가된다.) 따라서 대다수의 학생들은 자습할 시간이 현저히 부족해지고, 소화가 힘들다. 게다가, 그 많은 강의들을 듣고 나서 본인 자습 시간을 확보하려다 보니, 잠을 줄일 수밖에 없다. 잠이 부족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우리 어른들도 안다. 이성적 사고가 힘들다. 체력이 하락한다. 결국은 정신력도 같이 하락하는 악순환을 겪는다.


Q. 사교육은 악의 축?


A. 선과 악 스펙트럼의 양극단으로 간주하기보다는, 소비자가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10여 년+@의 강사 생활을 하면서 만나 온 분들 중에는 진정한 스승의 반열에 속하는, 인간적으로도 존경할 만한 분들이 많다. 반면, 학생을 생각한다기보다는, 다른 부분에만 관심 있으신 분들도 종종 마주친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소비자의 몫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현재 내 성적을 올려줄 수 있는 선생님을 찾는 것이 당연하다. 실력자 선생님은 강의력은 기본이요, 학생의 현재 위치 진단 및 원인 분석, 최선 or 차선의 해결책 제시까지 한다. 이러한 실력자가 인성까지 겸비한다면 금상첨화이겠으나, 사교육 업계에서 전자 영역(실력)은 필수요, 후자 영역(인성)은 선택 덕목이다.



사교육의 늪에서 빠져나와라.
<엄마, 주식 사주세요> by 존리


최근 불고 있는 주식 열풍, 그리고 그 선두주자인 존리 대표가 있다. 아이들을 틀에 가두는 주입식 교육에 문제를 제기하며, "자녀에게 들이는 사교육비를 주식에 투자하여 월급쟁이가 아닌 자본가로 키우라"는 말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혹자는, 사교육에 대한 비판에 덧붙여, 특정 지역의 과한 학구열을 비판한다.


이러한 비판에 맞선, 대치동 어머니이자 유명 블로거라는 분의 글을 보았다. "솔직히 이야기하면 사교육도 시키고 아이에게 주식도 사 주는 곳이 현재의 대치동이다"라는 고백을 한다.


다음 회차에서는 이 이야기를 좀 더 해보려 한다.

출처: TV리포트
이전 01화 할아버지, 주식 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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