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윤리학 8장
상호작용
1. 자아와 내적/외적 기제의 상호작용
자아와 외적/내적 기제는 끊임없이 상호작용한다. 여기서 상호작용이란, 서로가 서로에게 일정 정도의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호작용의 방식에 따라 자아의 입장에서, 능동적인 상호작용과 수동적인 상호작용이 존재한다. 수동적인 상호작용이란 자아가 영향을 받는다고 스스로 표상하는 상호작용과 실제로 영향을 받는 상호작용의 합이며, 능동적인 상관관계는 자아가 영향을 준다고 스스로 표상하는 상호작용과 실제로 영향을 주는 상호작용의 합이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은 종(種) 전체의 측면에서 내적/외적 기제와의 상호작용에서 능동적인 상호작용의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인간은 지성을 사용하여 자연을 자아의 입장에서 다른 종에 비해서 더욱 능동적으로 상호작용한다. 그러나 그것이 종(種) 내의 인간 개개인의 능동적인 상호작용의 비중이 높다는 것을 함축하는 것은 아니다. 즉, 어느 인간은 다른 인간에 비해 능동적인 상호작용의 비중이 적다.
2. 능동적인 상호작용의 종류
내가 생각하기에 능동적인 상호작용은 물리적으로 능동적인 상호작용은 두 가지가 존재한다.
1) 물리적으로 능동적인 상호작용 ( 자아 <-> 외적기제)
첫 번째로, 물리적으로 능동적인 상호작용이다. 이것은 실제로 능동적인 영향을 주는 상호작용이다. 만약 내가 직접적으로 심리적/물질적으로 타인 혹은 사물에 영향을 주었을 경우 그것은 물리적으로 능동적인 상호작용, 실제로 능동적인 영향을 주는 상호작용이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외적기제와 자아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한다.
2) 정신적으로 능동적인 상호작용 (자아 <-> 내적기제)
두 번째로, 정신적으로 능동적인 상호작용이다. 이것은 자아가 스스로 능동적이라고 표상하는 상호작용이다. 내가 실제로 심리적/물질적으로 타인 혹은 사물에 영향을 준 여부와 상관없이 나의 자아 속에서 그렇게 스스로 표상하는 경우, 예컨대 스스로 자신이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감정, 스스로 나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그러한 감정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내적기제와 자아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한다. 이전 글에서 나는 내적기제를 물질적 내적기제와 정신적 내적기제로 나누었다. 물질적 내적기제는 ‘내가 지닌 물질적인 고유한 특성’이며, 정신적 내적기제는 ‘우주적인 존재만이 인지가능한 개연적인 운명’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여기서 정신적으로 능동적인 상호작용이라는 것은 개연적인 운명을 자아가 능동적으로 파괴한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내적기제의 특성상 불가능하다. 다만, 자아가 ‘개연적인 운명’을 능동적인 방식으로 표상하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말해 자신의 운명을 바라보는 방식을 능동적인 방식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3. 행복과 상호작용
내가 생각하기에 인간의 행복은 상호작용에서 기인한다. 행복은 언제 발생하는가? 행복은 좋음이 높고 싫음이 적은 상태이다. 그러한 상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능동적인 상호작용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 왜냐하면 능동적인 상호작용은 자아의 싫음을 줄이고 좋음을 높이며, 수동적인 상호작용은 대개 자아의 좋음을 줄이고 싫음을 높이기 때문이다.
좋음과 싫음은 ‘나의 자아에게 있어서’ 좋음과 ‘나의 자아에게 있어서’ 싫음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즉, 좋음과 싫음은 주관적인 개념이다. 모든 인간은 이기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능동적인 상호작용의 비중이 높을수록 인간은 행복하다.
4. 능동적인 상호작용을 높이는 법
능동적인 상호작용을 높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물리적인 능동적 상호작용을 높이는 것, 다른 하나는 심리적으로 능동적인 상호작용을 높이는 것이다. 첫 번째는 물질적인 세계와 관련이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신체적, 물질적 역량을 높이는 방법이며,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신체를 관리하고 물질적인 부를 어느정도 취득해야 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는 정신적인 세계와 관련이 있다. 이는 나의 정신적인 역량을 높이는 방법이며, 이를 위해서는 나의 정신을 끊임없이 개선할 필요가 있다.
5. 방법론
내가 생각하기에 행복을 위해선 물질적, 정신적 능동적인 상호작용을 동시에 요구로 한다. 그러나 비중을 둔다면, 더욱 중요한 것은 정신적으로 능동적인 상호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외적 기제는 방대하기 때문에 자아가 줄 수 있는 영향은 당연히 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막을 수 없다. 나는 내 여자친구의 성격을 바꿀 수 없다. 나는 내 직장 상사를 바꿀 수 없다. 물질적인 능동적 상호작용은 그 비중을 많이 높일 수 없다. 물론 노력하면 높일 수 있다. 예컨대 나의 신체를 단련시키거나, 혹은 자본주의 세상 속에서 돈을 열심히 쌓으면 물질적 능동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행복해지기 쉽지 않다.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내가 물질적으로 능동적인 비중이 높아지면 그만큼 타인, 다른 물질의 수동적인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예컨대 내가 누군가를 움직인다면, 누군가는 억지로 움직임을 당한다. 그렇기에 물질적으로 능동적인 상호작용은 극히 개인적인 상호작용이다. 그러나 행복해지기 위해서 물질적인 능동적 상호작용은 여전히 필요조건이다.
오히려 지금 내가 생각하기에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정신적인 능동적 상호작용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고 현실적이다. 정신적인 능동적 상호작용은 나의 운명에 대한 표상이기 때문에 다른 사물/사람의 수동성을 강제하지 않으며, 오히려 다른 사물/사람과의 교류가 있어야 가능하다. 물질적인 것과 달리 다른 이들의 수동성을 강요하지 않는다. 예컨대 내가 지식을 넓히고 철학을 통해 긍정적이고 이로운 사고방식을 높이는 방식은 상대적으로 더욱 실천하기가 쉽다. 왜냐하면 정신적인 상호작용은 나의 내적기제와의 상호작용이기 때문이다.
정신적으로 능동적이기 위해서는 내가 생각하기에 나의 지성을 끊임없이 발전시켜야 한다. 나의 지성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이론의 습득이다. 철학, 역사, 물리학, 생물학 등을 끊임없이 탐구해나가야 한다. 두 번째로는 경험이다. 다른 인간들과의 교류를 통해 나의 지성을 발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하기에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른이들과의 교류이다. 인간의 지성을 가장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이성적인 인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