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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언제나 주연 Mar 09. 2020

[런던 내셔널갤러리] 런던 매직 스토리텔링

우리 아이도 영국 아이들처럼 미술관에서 즐기는 방법



런던은 어느새 잦은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여름 동안 가지 않던 박물관과 미술관 등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 나선다.


좌) 런던 과학 박물관 더 가든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우)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자연사 박물관 주말 프로그램



런던은 언제 와도 아이의 관심사와 연령에 맞는 원하는 프로그램들을 쉽게 찾을 수 있고, 현지 아이들과 자연스러운 문화 교류를 할 수 있는 여름캠프 및 박물관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여름캠프는 방학 기간 동안 아이들은 캠프에서 부모님들은 그 사이 런던을 여행하는 일정으로 많이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름 시즌에만 진행하는 프로그램 외에 사계절 무료로 박물관과 미술관마다 그림과 노래, 스토리텔링 형태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공지되기 때문에 짧은 여행 기간에도 짧게 체험할  있는 곳은 많을 것이다.



 Pigott Education Centre로 입장


일요일 오전, 아이와 찾아간 내셔널 갤러리.


런던 내셔널 갤러리가 자랑하는 주말 프로그램 매직 카펫 스토리텔링(magic carpet storytelling) 듣기 위해서다. 하루 3타임으로 나눠서 진행하고, 당일 현장 접수를 통해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일요일 프로그램 외 수요일에는 5세 미만의 크리에이티브 세션으로 미술, 음악, 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온라인 예약을 통해서 참여할 수 있다.



https://www.nationalgallery.org.uk/events



피고트 교육센터 데스크에서 신청 접수

신청한 시간 로비에서 스토리텔러가 "오늘의 그림" 앞으로 아이들을 전시관으로 몰고 간다. 오늘의 그림 앞에서 참여한 아이들이 함께 카펫을 펼치고 다 함께 카펫에 앉아 카펫을 타고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는 독특한 콘셉트이다. 


매직 카펫에 올라 탄 아이들은 신이 난 듯 시선이 그림 속으로 한데 모이고 자기 방이라도 되는 듯 턱을 괴고 엎드리는 아이, 일어서서 환호하는 아이들 모습이 마술 양탄자 탄 아이들 같아 보였다. 그림책을 읽어주듯 그림 속의 요소들을 가지고 상상할 수 있도록 유머러스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처음 매직 카펫을 만나고 아이는 어리둥절 하게 그 모습을 지켜 보기만 했다.



| 오늘의 주제는 "말"

 

주제부터 아이의 흥미를 끌었고, 말의 역동성과 말 들의 표정을 아이에게 보여주며 액자 속 말의 표정을 연출해 보도록 유도했다. 손을 번쩍번쩍 들어 자기가 해보겠다고 아이들을 지켜보던 아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소리를 흉내 내며 자기도 한몫 거든다.


내셔널 갤러리는 나와 손잡고 몇 번을 왔던 곳인데 그림을 보는 아이의 모습이 이렇게 진지할 수가! 엄마가 보고 싶은 그림 앞에서 아이를 세운 후 이것 보라고 했거나 과자 하나 물리고 조용히 관람하게 했는지도 모른다.


아이들에게 박물관과 갤러리에선 조용해야 하고, 눈으로만 보고, 만지면 안 되고, 뛰면 안 되고 뭔가 하지 말아야 할 것들뿐이니 즐겁겠어요?!


갤러리를 따분하고, 지루한 곳으로 만들진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보던 신기한 그림들과 동식물들이 살아 만날 수 있는 놀이 공간, 신나는 공간으로 만들어 주어야 매력을 느낄 텐데... 데리고만 가면 자연스럽게 경험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미술관에서 노는 방법, 미술관은 노는 공간, 재미가 넘쳐 나는 곳으로 만들어줬어야 했구나 생각했다. 갤러리를 즐기기 위해선 작은 엄마의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누구보다 먼저 카펫을 정리하며 30분이라는 시간을 아쉬워했다.

30분 짧은 스토리텔링을 끝내며 처음 카펫을 펼칠 때 쭈뼛하던 아이가 적극적으로 카펫을 말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점심을 먹는 것도 잊은 채 내셔널 갤러리 곳곳을 누비며 말 그림을 찾아냈고, 트라팔가 광장에서 뛰어놀게 할까 싶어 겨우 밖으로 데리고 나왔지만 비가 내리고 있었다. 못내 아쉬움 마음에 건너편 워터스톤즈 북샵(waterstones Bookshop) 문구점에서 스티커 북을 사주겠다고 타일러 북샵으로 행전 지를 옮겼다.

 

스토리텔링 후 미술관을 누비며 다른 말을 찾아 다녔다
비 내리는 트라팔가 광장




하루 종일 미술관에서 노는 영국 아이들의 비법은 바로 생활 속 아이들이 좋아하는 물건과 관심 있는 것들과의 매칭이었다. 유명한 작가의 작품도 꼭 봐야 하는 추천 작품도 아닌 그림책처럼 재미난 것으로 일상과 연결시켜 주는 것!  매직 카펫이 아이를 상상력 속으로 데리고 간 것처럼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카펫을 하나 펼치며 이야기를 끌어가는 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런던 도서관 스토리타임 시간


아이들이 기어 다니는 도서관에서도 신발을 신는 유럽인들이 아직 이해되지 않는 문화중에 하나이다. 카펫이 얼마나 지저분 할까? 하지만 도서관 스토리 타임이나  라임 타임에 참여해 보면 알록달록한 카펫 위에서 아이들은 자유롭다는 것이다. 딱딱한 마룻바닥이거나 시멘트 바닥이나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들려주면 어땠을까? 카펫의 마법을 믿게 되어서 그런지 요즘 카펫 위에서 듣는 이야기가 더 재미나게 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잔디밭에서도 구르는데 도서관 바닥이며 미술관 바닥 기고 구르면 쫌 어떨까 싶다. 더 열심히 세탁기 돌리고 손 더 열심히 씻겨주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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