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에 쓰는 2018년 이야기_22

'해야 하는 일'보다는 '하고 싶은 일'!

by JUNHEE

어릴 때는 장래희망이 분명해야 한다고 믿었다. 꿈은 빠를수록 좋고, 정해졌다면 흔들림 없이 그 길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어교사, 특수교사, 사회복지사, NGO 활동가까지 늘 꿈을 '직업'이라는 이름의 목표로 정해뒀고, 그에 맞춰 공부하고 준비해 왔다. 돌아보면 선택의 연속이었지만, 그 모든 선택의 기준은 언제나 명확한 직함 하나였다.


하지만 지금 진로를 고민하는 아이들을 마주하면, 예전의 나처럼 말해 주고 싶지 않다. 어떤 직업을 가질지보다 무엇을 할 때 마음이 움직이는지, 어떤 순간에 즐겁고 뿌듯한지를 먼저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직업은 바뀔 수 있지만, 스스로에게 의미 있는 감각은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일과 직함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묻고 싶어진다.


왜냐하면 지금의 내가 바로 그 질문 앞에 서 있기 때문이다. 무엇을 할 때 나는 즐거운지,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순간은 언제였는지.

예전처럼 목표 하나를 정해두고 밀어붙이기에는, 계속 마음이 다른 곳을 향하고 있는 것 같다.


탄자니아에서 살던 시간은 그런 질문에 가장 솔직했던 시기였다.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일하던 날들, 분명 업무였지만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더 나은 방법은 없을지 고민했고, 다음 날을 기대했다. 힘들었지만 이상하게도 살아 있다는 느낌이 분명했고, 그 시간들은 마치 '해야 하는 일'이라기보다 '하고 싶은 일'에 가까웠다.


그래서 요즘은 일로 느껴지지 않는, 그러나 분명히 가치 있는 일을 찾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인생을 돌아봤을 때 후회보다 감사가 남을 것 같은 삶.

하지만 동시에 두려움이 앞선다. 다시 공부해야 한다는 부담, 새로운 도전을 감당할 용기,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전부 내려놓고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다.


어쩌면 이 모든 고민은 아직 나를 완전히 내려놓지 못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일지도 모른다. 말로는 아멘을 고백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계산하고 두려워한다. 그래서 요즘은 더 많은 기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방향을 정하기 위한 기도라기보다, 내려놓기 위한 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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