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불안과 설렘이 함께 하겠지?

by 최용

2025년의 마지막 날, 두 명의 클라이언트와 코칭을 진행했다.
코칭을 하면서 “우리 새해에는 더 멋진 모습으로 변화해 봅시다” 같은 말을 주고받았을까? 아니다. 수 회기째 이어진 코칭이 마침 25년과 26년을 잇는 날에 진행되었을 뿐, 해가 바뀌고 달력이 바뀌는 일은 오늘의 코칭에 큰 의미를 더하지 않았다. 그냥 지금, 오늘 하루에 충실한 날들 중의 하루였다.


우리는 연속선상의 삶을 산다.
나름의 기준으로 시간을 끊어내고, 사회적으로 합의된 약속 속에서 새해를 맞고 새날을 맞지만, 어제와 오늘은 이어져 있다. 우리는 이어진 하루하루를 연속선 위에서 굵게 혹은 세밀하게 그리며 살아간다. 그런 의미에서 새해는 사실 별것이 아니다.


하지만 새해는 또 별것이기도 하다.
우리는 삶이 새롭기를 바란다. 어제와 오늘이 무심히 이어지는 날이 아니라, 새롭고 흥미로운 날이기를 희망한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그래서 새로 받은 2026년 다이어리가 반갑고, 처음 마주한 숫자 ‘1’이 반갑다. 아직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미지의 날들이 한 장 한 장 펼쳐져 제공되는 느낌이다. 그렇게 새해는 분명 별것이다.


아내와 딸과 함께 2025년의 마지막 날을 기념하며 각자 배달 음식을 시켜 작은 포트럭 파티를 했다. 별난 한 해를 보내고, 별것인 새해를 맞이하는 시간이었다. 아내와 나는 맥주를, 한희는 콜라를 한 잔씩 나누면서 이번 주 질문을 주고받았다.


한희는 새로움에 대한 기대가 크면서도,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가는 것 같지?'라는 생각이 들 때 불안이 커진다고 했다. 정해지지 않은 미지의 날들은 설렘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불안을 동반한다. 준비되지 않은 채 맞이하는 미래에 대한 감각일 것이다.


코칭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내담자들의 말도 이와 닮아 있다. 변화에 대한 기대는 늘 불안과 함께 등장한다. 우리는 이제 불안이 생존을 위한 필수 감정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이 주는 불편감은 여전히 다루기 어렵다. 불안이 커지면 다양한 신경증적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우리는 불안 자체를 경계하고 밀어내려 한다.


하지만 불안은 설렘의 친구이고, 두려움은 기대의 동료가 아닐까.
한 살 더 먹는 것에 대한 불안은 새로운 한 해를 맞는 설렘과 함께 오고, 충분히 이루지 못한 채 보내는 한 해에 대한 두려움은 ‘이제는 뭔가 해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와 나란히 존재한다. 이는 비정상이 아니라 아주 자연스러운 감정의 흐름이다. 그러니 피하려 하지 말고, 애써 다루려 하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된다.


나는 어떤가. 나 역시 미지의 날들이 설레면서도 두렵다. 마냥 설레기만 한 것도 아니고, 마냥 두렵기만 한 것도 아니다. 양가감정이 함께 있다. 어쩌면 그게 정상일 것이다. 불안을 불안해하지만 않으면 되는 게 아닐까.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갖고 싶다.


2026년은 붉은말의 해라고 한다. 흑말띠인 한희는 “내가 벌써 스물다섯이 된다고?”라며 웃는다. 큰 변화를 겪은 아내는 내년에는 더 용기 있게 살겠다는 다짐을 한다. 스물다섯, 인생의 4분의 1을 지나고 있는 것 같은 한희에게 다음 4분의 1이 찬란하고 풍성하게 펼쳐지면 좋겠다. 아내의 용기에 내가 힘이 되면 좋겠다.


나와 코칭을 진행하는 클라이언트들이 기적을 경험하면 좋겠다. 고통이 사라지는 기적이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고통을 견디고 넘어서는 기적을 말이다.


그리고 나에게는, 세상에 여전히 새로운 것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설렘을 즐기면서, 불안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더해지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 그렇게 우리 모두가 각자의 바람을 조금씩 채워가는 2026년이기를 바란다.


내일은 아침 일찍 동해로 일출을 보러 가야한다.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 자야 할까, 아니면 일찍 자서 내일 기상을 편하게 해야 할까. 매년 이맘때 반복되는 가장 큰 고민이다. 늦게 자면 피곤할 것 같다는 불안과, 그래도 종소리를 들어야 한 해를 잘 마무리한 기분이 들 것 같다는 설렘이 지금도 함께 있다.


그런가 보다.
불안과 설렘이 또 나란히 와 있나 보다.
그렇게 바라보며, 여전히 고민 중이다.

지금 바로 자야 하나? 아님 제야의 종소리를 듣고 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