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닥터 지바고
겨울밤
눈보라가 날려, 온 대지 위에 눈보라가 흩날려
사방 구석구석까지 휘몰아쳤다.
책상 위에 촛불이 타고 있었다.
촛불이 타고 있었다.
여름날 날벌레들이
불꽃을 향해 날아들듯이
눈송이들이 안마당에서
창문틀 쪽으로 흩날렸다.
눈보라는 유리창 위에
찻잔이며 화살의 모양을 그려 놓았다.
책상 위에 촛불이 타고 있었다.
촛불이 타고 있었다.
촛불 비친 천장
비틀린 그림자 어린다.
얽힌 팔, 얽힌 다리는-
교차한 운명의 그림자.
두 개의 조그만 신짝
소리를 내며 마루 위에 떨어졌다.
밀랍은 침실용 촛대에서
눈물처럼 옷에 흘러내렸다.
그리고 모든 것이 눈의 농무 속에서
회색과 흰색으로 사라져 갔다.
책상 위에 촛불이 타고 있었다.
촛불이 타고 있었다.
한쪽 구석에서 바람이 촛불을 향해 불어댔다.
유혹의 열기는
십자가 형상으로
천사처럼 양 날개를 들어 올렸다.
2월 내내 눈보라가 흩날렸다.
그리고 쉴 새 없이
책상 위에 촛불이 타고 있었다.
촛불이 타고 있었다.
소설 <닥터 지바고>의 ‘유리 지바고의 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