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일기] 정월대보름 그리고 옥이 할머니

할머니, 어디 가요? 쑥 뜯으러 간다!

by 윌버와 샬롯

오늘은 정월대보름입니다.


어제 나물 반찬으로 식사하셨는지요?

어제는 나물을 먹고 오늘은 찰밥 먹고 부럼 깨는 거라면서요?


나이가 몇 개인데 아직도 전 헷갈려요.

오늘 그것들을 모두 다 하면 되는 줄 알았어요.

시골에 사시는 어머니가 챙겨 먹었냐며 전화해서 알았죠 뭐.

달력에 쓰여있는 대보름 날짜만 보았지 그 전날까지는 고려치 않았습니다.

매해 그렇게 한 발짝씩 잊고 지내는 것 같아요.

대신 밸런타인데이 초콜릿은 몇 개 먹었습니다. ^^;;


근데 그런 날들을 일일이 챙기냐고요? 전 그렇습니다.


정월대보름에 오곡밥 나물 반찬, 그리고 부럼 깨고,

복날에 삼계탕 먹고,

동짓날에 팥죽 먹고,

설날엔 만두랑 떡국 먹고,

추석엔 송편 먹고,

밸런타인데이 때는 초콜릿 먹고,

화이트데이 때는 사탕 먹고,

블랙데이엔 짜장면 먹고,

생일엔 미역국에 케이크 먹고.

또 무슨 날이 남았나요? ^^


물론 손수 해 먹는다는 거는 절대 아닙니다.

어떻게든 날을 놓치지 않고 편한 방식으로 챙기는 편이에요.


왜 그러냐고요?


어떤 액땜이나 미신, 그런 걸 따르거나 믿는 건 아니에요.

단지 하루하루 일상의 평범과 무료함을 달래고자 하는 제 나름의 쉼표일 뿐입니다.

절기나 기념일을 챙기며 삶의 단조로움에 약간 변화를 주는 것이죠.

어제의 나물은 놓쳤지만 오늘은 꼭 딱딱한 과자로라도 부럼을 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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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 하니, 요 책이 오늘은 손에 들어왔어요.

여태 자세히 보질 않았었는데 오늘은 정독해 봤습니다.


어쩜 이렇게 사랑스러운 책이 있을까요!

저는 주변 배경까지 세세하게 그려져 있는 그림책을 좋아하는데요.

배경이 이야기의 중심이 아니어도 작가는 거기에서도 작게 속삭이고 있거든요.

그걸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해요.


요 책도 그러네요.

마을 사람들, 시장통의 다양한 장사꾼들.

여기가 어디 장터인지 정말 가보고 싶을 정도로요.


"우리 옥이 예쁜 옥이"

할머니는 손녀딸 옥이를 부를 때마다 그렇게 부르세요.

한치의 틈도 없는 완벽한 사랑을 한 번이라도 받아본 적이 있으신가요?

전 이렇게 따스한 할머니가 있는 옥이가 참 부럽더라고요.


엄마가 된 저도 옥이 할머니처럼 우리 아이를 온전히 사랑해 줬나 하는 생각도 해봤어요.

언제나 자잘한 조건을 달았던 건 아니었는지...


오늘부터 아이를 부를 때 옥이 할머니처럼 하고 싶어졌어요.

"우리 00 예쁜 00" 하고요. ^^


옥이 할머니 나물 반찬으로 침이 솔솔 나게 하는 그림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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