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도서관 대출 도서 에티켓에 대해

: 도서관 자원 봉사자 개인 캠페인

by 윌버와 샬롯

도서관에서 일한 지 석 달째 접어든다.

중고 책방을 운영하며 만났던 책들보다 더 다양한 책들이 내 손을 거치고 있다.


​스스로도 워낙 책 손상에 예민한 편이긴 한데 도서관에서 사는 책들 상태가 종종 중고 서점에서도 보지 못한 심한 훼손에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도서관 책이라는 태생 자체가 어차피 많은 사람들의 이용에 어쩔 수 없는 문제이긴 하지만 책을 대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가짐 또한 중요한 것 같다.


​본인이 대출해 본 책을 또 누군가가 다시 볼 수 있다는 것, 도서관 책은 우리의 세금으로 형성된 공공의 재산이니 좀 더 오래 깨끗하게 보존해야 한다는 것, 꼭 염두했으면 좋겠다.


1. 책을 보다가 표지나 낱장 훼손을 발견했다면 반납할 때 사서한테 당당히 알려 주자. 정성껏 책을 보수할 테니.


​2. 기억하고 싶은 구절에 붙인 포스트잇을 다 떼어냈는지 확인하자. 떼는 게 아쉽다면 사진을 찍거나 노트에 필사해 놓자.


​3. 평소 책을 읽을 때 책 표지 날개로 책갈피 역할을 하게 하는가? 도서관 책은 그러지 말자. 책의 급속 노화 지름길이다.


​4. 당신의 소중한 책갈피를 빼어 놓았는가? 미처 완독을 못 했다는 증거를 남기지 말자. 다음 읽을 책에도 써야 할 예쁜 책갈피를 잘 챙기자.


​5. 설마 도서관 책에 밑줄이나 글을 써 놓는 사람이 당신인가? 쓰거나 밑줄을 긋고 싶은 책을 만났다면 바로 서점 가서 그 책을 사서 마음껏 활용하라.



잘 보고 반납하는 도서관 책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말자. 반납하기 전에 책을 꼭 살펴보자. 책 속 끄적임 등의 개인적 흔적을 좋아하고 그것을 소재로 재미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어느 헌책방지기도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 소유의 책일 때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떠날 때 남기지 말아야 할 건 도서관에서도 해당되는 얘기다. 다음 사람을 위해서, 그 책을 통해 받을 감동을 다음 사람에게도 오롯하게 줄 수 있도록 도서관 도서를 잘 사용토록 하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