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붕어빵을 사며
반반 주세요.
바깥일을 보고 귀가하는 중에 붕어빵이 보여 팥과 슈크림을 섞어 샀다.
이 계절 나만의 규칙이 있다.
붕어빵이 보이면 망설이지 말고 사기.
누구나 그렇지 않겠냐마는 바로 구워진 겉이 바삭한 따끈한 이 계절의 붕어빵을 난 좋아한다.
잠시 팥이냐 슈크림이냐 고민했지만 우리에겐 언제나 반반이라는 최상의 선택이 있지 않나. 그럼에도 이 집은 슈크림이 좀 더 맛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 해도 다음번에 슈크림만 사겠나, 아닐 것이다. 붕어빵이라는 본질은 어디까지나 팥이었으니 그 또한 외면할 수 없을지니.
오래도록 몰랐던, 커피를 좋아한다는 형부의 취향을 발견한 어느 날, 형부에게 드립커피를 선물 받고 그 커피물을 내리며 여전히 따스한 붕어빵을 음미했다. 바삭. 그렇지, 이거지.
요즘은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말을 한다.
난 김치는 2가지 정도만 꺼내 놓고 밥을 먹는 걸 좋아해.
난 말차도 그렇고 녹차라테를 좋아해.
난 12월에 듣는 캐럴송을 좋아해.
그리고 난 산책도 좋아해.
내 취향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도 알기를 바란다. 어떤 것이 보이면 그로 인해 나를 생각하고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
어느새 난 좋아하는 캐럴에 흥얼거린다.
이렇게 12월의 하루도 저물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