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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가 천재를 만나면

: 에드 시런 [예스터데이]

by 윌버와 샬롯
"세상 사람 다 모르고 너만 아는 가수를 하나 기억한다면 넌 누구를 선택할 거야?"



영화를 다 보고 나서 친구가 내게 물었다. 글쎄 비틀즈에 맞먹는 가수가 바로 생각나지 않아 미처 대답을 못했다. 친구는 바로 장범준을 얘기한다. 벚꽃 연금을 염두에 두고 선택한 것이 아닐까.

어렸을 적 첫 번째로 외워 부른 팝송이 비틀즈의 '예스터데이'였다. 병원에서 퇴원한 잭을 위해 친구가 선물한 기타에 잭은 감동받는다. 그 보답으로 처음으로 잭이 부른 노래가 바로 예스터데이다. 친구들이 잭의 예스터데이를 듣고 받은 침묵의 감정, 그들처럼 노래의 먹먹한 아름다움을 중학생 시절 그때의 나도 느꼈던 것일까.


Yesterday


천재 앞에 나타난 천재라니. 이 영화의 재미는 현실 천재 에드 시런의 등장이 큰 몫을 하지 않았나 싶다. 잭과 작곡 배틀을 하고 나서 에드 시런은 잭에게 너는 모차르트고 본인은 살리에르라 말하며 패배를 인정하고 유유히 사라진다. 씁쓸하지만 쿨함까지 더한 천재 에드 시런. 낙심 말아요, 에드 시런. 내 친구는 당신 곡이 더 좋았대요. 나중에 잭의 진실을 알고 에드 시런은 웃었을까, 아쉬워했을까.


잭과 작곡 배틀을 하는 에드 시런. 원곡보다 잭이 부른 영화 버전 곡이 원래 이렇게 아름다웠나 싶게 너무 좋았다.


에드 시런이라는 이름은 다른 영화를 계기로 알게 됐다. 바로 얼마 전 우연찮게 본 영화 '미 비포 유' ost에서 그의 이름을 들었다. 비슷한 시기에 영화를 통해서 그의 존재를 알았는데, 이름만 몰랐을 뿐 음악은 이미 익숙한 것이었다. '아, 이 곡이 이 사람 거구나' 하면서. 그리고 엄청 대단한 뮤지션이라는 것도.


미 비포 유, photograph, 에드 시런


영화 예스터데이에 등장시킬 뮤지션을 누구로 할지 감독은 많은 고민을 했다는 기사를 봤었다. 영화 콘셉트에 맞게 에드 시런의 캐스팅은 탁월하지 않았나 싶다. 많은 부분을 그의 존재로 영화가 더 빛이 났다. 목소리 등장부터 시작해서 웃음 포인트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 앞으로는 곡과 활동 등 그의 행보에 남다른 관심이 가져질 것 같다.




영화는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처럼 싱어롱을 하고 싶을 정도의 음악을 많이 선사하지 않음이 좀 아쉽다. '렛잇비'를 초입 부분만 들려주다니, 웃음 포인트이기는 하나 결국 완창 하지 못한 잭만큼이나 아쉽기는 매한가지다.

​아바의 맘마미아,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 이번 비틀즈의 예스터데이. 음악과 가사와 스토리 그리고 영상, 아는 곡들도 다시 한번 사랑하게 하는 이 영화들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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