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서 기쁜 마음에 글을 조금씩 써서 올렸다. 그중에 조회수가 상당히 올라 간 글도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글쓰기를 그만두었다. 이런저런 일상이 바쁘다는 핑계로. 얼마 전 지인과 식사자리를 가졌는데, 대뜸 “요즘은 왜 글 안 써요?” 했다. 내 브런치 글을 기억하고 있었다. 벌써 몇 년이 흘렀네. 물론 일기는 꾸준히 써왔다. 하루도 빠짐없이.
그동안 바쁘게 지냈다. 여전히 20년 넘게 직장을 다니고 있고 요리실력이 제법 향상되었고 아이는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을 했다. 출근도 해야 되고 집안일도 산재되어 있고 아이 뒷바라지도 잘하고 싶었다. 새벽에 일어나 아침식사 준비를 하고 출근하고 퇴근해서 집안일하고 잠들 때까지 매 순간 시간에 쫓기며 발을 동동거린다. 머릿속에는 늘 다음에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어느 하나 소홀하거나 대충 하고 싶지 않다 보니 늘 잠이 모자랐다. 뭐든지 잘하고 싶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나의 ‘부지런병’이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거였다. 어릴 때에 비하면 생활환경이나 경제적 여건이 훨씬 나아졌고 더 이상 끼닛거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다. 이러다 건강에 적신호가 올 까봐 덜컥 겁이 났다. 이제는 나 자신에게 어깨의 짐을 좀 내려놓으라고 쉬엄쉬엄 해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완벽하지 않아도 조금 부족해도 괜찮다고.
쉰 살을 바라볼 만큼 세월을 겪어보니 이런저런 경험치가 쌓였고 아픈 만큼 내면이 더 단단해졌을 거라고 짐작해 본다. 다시 뭔가를 쓰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글을 쓰며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놀랍게도 오랜 상처와 슬픈 감정이 옅어지고 그 자리를 활기와 웃음으로 채울 수 있었다. 매일 일기를 쓰는 것도 그런 이유이기도 하다. 심기일전(心機一轉) 해보자. 오늘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