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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그라운드 Nov 12. 2019

[조직문화 201] 구글(Google)이 일하는 방식

[소셜벤처 201 아카데미]는 소셜벤처, 비영리기관 등 임팩트 조직의 실무 역량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기초 이론이라고 불리는 101을 넘어, 실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직무 기술과 성장 단계에 있는 조직에서 고민할법한 이슈를 '비즈니스 201/ 매니저십 201/ 조직문화 201' 세 가지 모듈로 나누어 다룹니다.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구글의 조직문화와 구글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만큼 ‘구글이 일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는 말이다. 이번에는 구글코리아의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오늘 세미나의 제목은 <글로 쓰이지 않은 구글>. 연사로 나선 민경환 상무는 2006년 구글 코리아에 입사해 애드센스(AdSense)와 콘텐츠 사업 개발을 거쳐 현재는 구글 플레이 한국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다. 민경환 상무는 13년 동안 구글에서 일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구글의 세 가지 핵심 질문’을 중심으로 풀어갔다. 

생생한 현장이 담긴 영상 후기 보러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KOiF5RWR4xQ


|Mission & Code of Conduct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구글에 입사하면 “무엇을(Mission) 어떻게 할 것인가(Code of Conduct)”에 대한 교육을 가장 먼저 받는다. 구글의 미션은 “전 세계의 정보를 체계화하여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전체 미션 아래에는 제품 영역별 미션, 팀별 미션, 개인의 미션이 있다. 이러한 일련의 미션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구글의 가장 큰 특징이다. 팀 미팅에서도 미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결정의 기로에서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반드시 미션으로 돌아간다. 


Code of Conduct는 미션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첫 번째로 나오는 것은 Google Value(구글의 가치)다. 이는 구글이 유저들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전달해야 할 가치를 말한다. 민경환 상무는 구글의 중요한 가치로 “Respect Users”와 “Respect Each Other”를 소개했다.


● Respect Users: 구글은 유저들을 존중한다. 따라서 구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보다 유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더 먼저다.

● Respect Each Other: 구글은 함께하는 동료, 파트너들과 서로 존중한다. 이를 지키기 위해 구글은 자사의 문화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행동이 무엇인지 명시하고 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 는 구글이 일하는 방식의 시작이다. 일 년에 두 번 있는 인사 평가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도 이 두 가지다. '구글의 미션에 맞는 일을, 구글의 방식대로 했는지'가 평가의 척도가 된다.


|Q1. What Does That Mean?

이어서 민경환 상무는 구글에서 가장 많이 하는 ‘세 가지 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 세 가지 질문은 ‘구글이 일하는 법’에 대한 상당한 힌트를 제공한다. 


첫 번째로, 구글에서는 어떤 현상이나 문제가 주어졌을 때 즉각적인 대응 방안을 생각하기 전에 이 질문을 던진다.

이게 우리(구글)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 질문은 세 가지 효과가 있다.

① 실수나 실패를 만났을 때 사람을 비판하기보다는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

② 현상에 즉각 반응하기보다는 근본적인 본질에 집중할 수 있다.

③ 미션을 따라 일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자문할 수 있다.

민경환 상무는 이 질문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하는지 아래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요즘에는 유튜브를 즐겨 보는 어르신들이 많다. 실제로 최근의 유튜브 트래픽 데이터를 보면 50대 이상의 사용 시간이 상당히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사회적으로 출산율이 급감하면서 우리 사회는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게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러한 현상은 이제 고령층도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해졌다는 사실과, 이들이 디지털 콘텐츠의 주요 소비층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따라서 이제는 50대 이상에 맞추어 앱과 서비스의 편의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UX 측면에서 폰트 크기와 같이 사소해 보이는 것부터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Q2. How Could We Have Done Better?

두 번째로, 구글은 실패 자체를 기념하지는 않는다. 다만 구글은 실패를 만났을 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었을까?


실패의 과정에서 어떤 기준으로 판단을 내렸고, 어떤 액션을 취했는지를 복기해보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었는지를 이야기한다. 이 질문을 던지는 것은 Action Item(조치 사항)을 도입하기 위함이다. 그래야 실수와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만약 실수와 실패가 반복적으로 일어난다면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었을까?”라는 질문을 제대로 던져보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실수와 실패가 나온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를 통해 Action Item이 나오지 않는다면 실패를 통해 배울 수 없다. 구글은 실패 자체를 기념하지 않는다. 오직 실패를 통해 배운 것들을 기념할 뿐이다.


|Q3.How Could We Scale That Up?

어떻게 규모를 키울 수 있을까? 


세 번째로, 구글은 다른 파트너, 비즈니스와의 확장 가능성을 집요하게 묻는다. 민경환 상무가 총괄하는 구글 플레이는 플랫폼 비즈니스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참여하는 파트너와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를 통해 성장한다.

확장성이 없는 아이디어는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 우선 비즈니스 모델이 심플해야 한다. 심플하지 않다는 건 비즈니스를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말과 같은데, 구조가 복잡하면 하나하나를 완벽하게 수행하기가 어렵다. 확장 가능성을 생각하면 작더라도 심플하고 완벽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확장했을 때 반드시 어디선가 구멍이 난다. 


|2020 플래닝 프로세스


구글코리아는 올해 5월부터 2020년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만큼 세심하고 철저하게 플랜을 짠다는 뜻이다. 플래닝 세 단계를 거친다. 문제를 모으고, 전략을 세우고, 액션 아이템을 설정한다. 민경환 상무는 구글의 문화를 잘 보여주는 각각의 프로세스를 설명했다.


① 누가 어떤 문제를 제기하는가?

“2020년에 구글이 풀어야 할 문제는 무엇인가?” 이 질문을 가지고 신입사원부터 임원들까지 하나의 스프레드시트에 문제를 쏟아 놓는다. 공유 문서이기 때문에 모두가 볼 수 있고, 누가 어떤 문제를 던졌는지도 다 알 수 있다.


② 전체 조직이 취할 전략은?

질문들을 모은 후에는 구글이 꼭 풀어야 할 문제를 골라낸다. 이 과정에서 투표를 하기도 한다. 풀어야 할 문제가 정리되면 각각에 대한 전략을 얘기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전체 조직이 취할 전략을 설정한 후에 각각의 팀에 문제를 할당한다.


③ 우리 팀이(혹은 내가) 해야 할 것은?

각각의 문제 정의와 전략에 따라 우리 팀, 그리고 개인의 OKR과 액션 아이템을 결정한다.


● 피드백의 기준: What & How

구글이 직원들의 퍼포먼스를 평가하고 피드백하는 기준은 “What”과 “How” 두 가지다. 무엇을(What) 어떻게, 누구와, 구글의 가치를 따라(How) 했는지를 평가한다.

일은 정말 잘하는데 같이 일하기는 싫은 사람이 있다. 아무리 성과가 높아도 구글의 가치에 맞지 않게 일하는 사람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일을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 동료들을 어떻게 이끌었는지, 일하는 과정에서 고객·동료·파트너를 존중했는지의 여부가 평가의 대상이 된다.


● 리더십에 대한 피드백

구글은 ‘구글 가이스트’라는 내부 서베이를 통해 리더십과 매니저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다.

① 리더십 퍼포먼스 피드백: 첫 번째 서베이에서 “우리 조직이 제대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묻는다. 전체 리더십이 비즈니스를 제대로 이끌고 있는지 주로 묻는다.

② 매니저의 퍼포먼스 피드백: 팀원들이 자신을 평가하는 매니저를 역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이 사람이 우리 팀을 이끌 자격이 있는지나를 존중하고 있는지” 등을 주로 묻는다.


|Q&A

민경환 상무는 내용을 마무리하며 Q&A로 넘어갔다. 먼저 참석자들의 사전 질문 중, 인상적인 질의응답 내용 몇 가지를 소개했다.


Q1. 스타트업은 팀원이 빠른 속도로 늘어날 수 있다. 급격한 성장을 할 때 리더는 어떤 부분을 주의해야 하는가?

조직이 커지고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면 기존에 있던 사람들의 일이 자꾸 바뀐다. 그 과정에서 리더는 혼란을 느낄 수도 있는데, 두 가지를 유념하는 것이 좋다.

첫째, 권한 위임이 필요하다. 자리가 바뀌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권한을 빨리 넘겨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본인이 집중하던 것에만 계속 얽매여 있으면 팀의 성장도 지체된다. 팀의 성장에 맞게 리더도 성장해야 한다.

둘째, 조직 규모에 따라 소통하는 구조를 다르게 가져가야 한다. 5명, 15명, 50명 규모마다 그에 어울리는 소통 방식이 다르다. 전체 미팅 주기도 5명일 때와 50명일 때가 같을 수는 없다.


Q2. 수평적인 문화와 수직적인 문화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조직문화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가?

여러 비즈니스 파트너와 장기적인 관계를 이어오면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수직적인 문화가 우세한 조직의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점이다. 특히 앱&게임 회사와 같이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고,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하는 조직은 수직적인 문화가 더 좋은 성과를 낸다. 이런 조직에서는 현실적으로 모두의 얘기를 듣고 소화하는 문화를 갖기가 어렵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수직과 수평은 일의 체계에 대한 것이다. 사람들 간의 관계는 당연히 수평적으로 형성되어야 하지만, 일의 체계는 수평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좋다. 


Q3. 좋은 리더의 조건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첫째, 리더의 마인드셋을 갖춘 사람이다. 리더는 ‘팀원 전체의 퍼포먼스가 곧 나의 퍼포먼스’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간혹 팀원과 경쟁을 하려는 리더가 있다. 팀원이 인정받는 것을 질투하면서 팀원들의 일까지 본인이 다 하고 성과를 챙기려는 것이다. 이런 마인드로는 좋은 리더가 될 수 없다.

둘째, 미션과 비전을 확고하게 가지고 팀원들을 이끌어주는 사람이다. 팀원들은 늘 리더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한다. 리더는 팀원들이 매일 하는 일들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를 이야기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팀원들은 자신들이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불안해하지 않는다.

셋째, 팀원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프로젝트, 교육 등 여러 방법을 찾아 팀원들에게 지속적인 성장의 기회를 부여하는 리더가 좋은 리더라고 생각한다.


Q4. 조직의 성장에 따라 미션과 사명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구글에서 13년 일하면서 미션이나 사명에 변화가 있었는가?

구글 전체의 미션은 바뀐 적이 없다. 안드로이드의 경우에도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인수한 시점에 만든 미션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그 미션이라는 것이 너무 크고 모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일을 하다 보면 무엇을 해야 할지 헷갈릴 때마다 미션이 기가 막힌 판단점을 제공해준다.


Q5. 신입사원들의 성장을 위해 교육 시간을 줘야 하는데 늘 업무가 많다 보니 그러지 못하고 있다. 업무에 리스크가 있더라도 우선 교육받을 시간을 주는 것이 좋은가, 자연스레 업무를 통해 배우게 하는 것이 좋은가?

구글에 입사하는 사원들은 첫 주에 싱가포르로 가서 구글러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그다음 주에는 본사로 가서 팀 트레이닝을 받는다. 이렇게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다 보니 새로 합류하는 사람들은 2주 만에 구글 비즈니스에 대해 전문가가 된다.

선택 당시에는 고민되겠지만 같은 시간을 트레이닝에 투자하는 것과 업무에 투자하는 것 중에 무엇이 효율성이 큰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실무와 오퍼레이션에 대한 트레이닝은 업무를 하면서 자연스레 될 수도 있지만, ‘우리 회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회사의 미션 안에서 나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는 별도의 내부 트레이닝을 통해 다뤄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생생한 현장이 담긴 영상 후기 보러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v=KOiF5RWR4xQ


민경환 상무의 이야기 곳곳에서 ‘미션’에 대한 집요한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어려움에 봉착할 때나 결정에 기로에 설 때마다 그는 본질적인 질문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당장 문제가 눈앞에 닥쳤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차분하게 미션을 기억해야 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오늘 세미나는 1시간에 가까운 Q&A 시간을 가졌음에도 시간이 부족했을 정도로 참석자들의 열띤 참여와 질문이 있었다. 민경환 상무는 어떤 주제의 질문을 받아도 자신의 의견을 막힘없이 이야기했는데, 이를 통해 그가 다방면에 걸쳐 얼마나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세미나를 마치며 했던 민경환 상무의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아무리 디지털 세상이 되어도 결국 비즈니스는 사람이 하는 것이며, 사람을 키우는 게 곧 비즈니스를 키우는 것”이라는 말이다. 디지털 세상을 선두에서 열어가는 구글의 관심도 결국은 ‘사람’을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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