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존과 독립이 균형잡힌 삶
고추장 단지 하나 보내니 사랑방에 두고 밥 먹을 때마다 꺼내 먹으면 좋을 게다. 내가 손수 담근 건데 아직 푹 익지는 않았구나. 보내는 물건 포 세 첩, 곶감 두 첩, 장볶이 한 상자, 고추장 한 단지.
이전에 보낸 쇠고기 장볶이는 잘 받아서 조석 간에 반찬으로 하고 있니? 왜 좋은지 어떤지 말이 없니? 무람없다, 무람없어. 난 그게 포첩이나 장조림 따위의 반찬보다 나은 것 같더라. 고추장은 내 손으로 담근 것이다. 맛이 좋은지 어떤지 자세히 말해 주면 앞으로도 계속 두 물건으로 보낼지 말지 결정하겠다
당신은 지금 의존성과 독립성 사이 어디쯤에 서 있는가
내가 요즘, 좀 힘이 드네... 차 한잔 할 수 있을까?
* 편지 글의 출처는 <연암 서간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