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하려다 '반려'가 된 사이

by 김나은
반려하려던 인간과 결국 반려하게 된 고양이 '노랑'




나에게 반려 동물은 고양이다.


런던 행을 준비하는 동안 뒤통수에 무언가 묵직하게 앉아 있는 아이가 바로 노랑이.


노랑이는 4년 전 길거리에서 구조되어 나에게 입양된 사연 있는 냥이다.


원래 그런 아이였는지, 버림받은 트라우마 때문인지 입양 후 입질을 심하게 했다.


지금도 입질이 있지만 데려오고 며칠 동안은 밤에 잠을 편히 못 잘 정도로 손을 깨물고 울었다.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면 어쩌지? 내가 맘에 안 드는 걸까?"


나 말고 입양하겠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분은 나처럼 초보 집사도 아니었고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나를 밀어내는 냥이를 보며 구조해준 분에게 사정을 말했지만, 이미 그분은 다른 사정으로 입양의사를 거두었다고 했다.


"나를 반려하는 고양이와 잘 살아보기"


나에게 미션을 준 고양이었다.


넓지 않은 원룸이었기에 적응할 수 있는 공간을 준다는 것도 불가능했다.


밤마다 나를 공격하고 심지어 사람처럼 눈물을 주룩 주룩 흘리던 냥이.



이 덩치 큰 고양이는 어느새 퇴근한 엄마를 하루 종일 기다리는 엄마 바라기가 되었다.


맘에 안드는 인간을 받아줘서 고마워..

마지막까지 함께하자.

자는 척하지만 늘 실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



이런 아이를 열흘이나 집에 두고 간다니 맘이 아프다.


물론 방문해서 매일 일정 시간 돌봐주시는 분이 있지만, 밤마다 엄마 없다고 울 아이를 생각하니 맘이 찢어졌다.


"미안해, 엄마가 열 밤동안 못 올 거야."


가기 며칠 전부터 녀석에게 양해를 구했다.


삼십 대 마지막 여행, 이번만은 나에게 미안해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드디어,


런던행 비행기를 타러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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