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런던 한인민박

feat. 그래 사람 사는 곳이 비슷하지.

by 김나은
런던의 첫 숙소, 한인민박이 있는 동네. 첫인상은...음 골목이 조금 무서웠다.ㅜㅜ


숙소로 가는 길.

Vauxhall Park를 지나 짧은 터널을 통과하여 몇 개의 횡단보도를 건넜다.

안 그래도 낯선 길, 선글라스 때문에 사위가 좁아 보였지만 벗지 않았다.

(친구가 절대 유럽에서는 불안한 시선을 보이지 말고 선글라스를 쓰라고 했기에...;;)


구글 지도를 걷다 드문 드문 인상 좋아 보이는 영국인에게 지도를 보여주며 확인을 했다.

대부분 친절하게 대답해주었다.

큰길에서 좁은 길을 들어서자 인적이 드물었다.

영화에서 본 미국의 뒷길?처럼 덜컥 두려움이 몰려왔다. 길을 따라가다 보니 주차한 차 안에서 창문을 열고 담배를 피우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하의는 보이지 않았지만 상의는 흰색 민소매를 입었는데 온몸에 화려한 문신이 그려져 있었다.

순간 영화에서 보았던 온갖 공포스러운 장면이 스쳤다. 이런 것이 선입견이자 학습된 공포이다. 그는 그저 선량한 이곳의 주민이고 그의 눈에 나는 그저 과하게 경직되어 걸어가는 낯선 여자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때 나는 영국식 영어의 충격?으로 무척 위축되어 있었고 무더위에 지쳐 있었다.

경보를 하듯이 그 차를 지나갔다.


며칠 지나며 익숙해지니 참으로 역에서 가까운 숙소였지만 초행길은 왜 그리 멀게 느껴졌는지.



겨우 집을 찾아 초인종을 눌렀다.

민박집주인 아저씨가 문을 열어주었고 집안은 2층 구조로 1층에 주인이 거주하고 2층엔 민박을 운영하고 있었다.


헌데 방을 보고 나는 그만 눈물이 핑 돌았다. 긴 여정에 심신이 지쳤기 때문이었을까? 너무 기대를 했던 것일까? 좁은 방안에 2층 침대 3개가 빽빽하게 들어와 있고 겨우 침대 사이를 지나갈 틈이 있었다. 런던이 물가가 비싼 곳이기에 숙소를 한인민박으로 잡고 마지막 날은 호텔로 잡은 터였다.

6명 정원에 5명이 풀로 차있는 방에 나의 짐조차 놓을 곳이 없었다. 방안은 찜통이었고 작은 선풍기 한 대도 없었다. 아직 체크인 전 시간이라 짐만 두고 밖으로 나왔다. 어쨌든 더위를 식혀야 했기에 근처 시원한 곳을 찾았다.

근처 공원 벤치에 앉아 잠시 쉬었다.

고시원, 원룸에서 지낸 적이 있지만 런던에서 이런 곳에서 지내야 한다니 걱정이 앞섰다. 혼자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이럴 때 상의를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사악한 런던 물가에 이 가격으로 이런 잠자리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동시에 민박집주인을 보며 이런 척박한 곳에서 버텨내고 있는 것이 참으로 대단해 보였다. 진심으로 존경스러웠다.


근처 공원 그늘에서 멍하게 한 시간 정도 앉아서 긴 여독을 풀었다.


영국의 흔한 동네 공원 Vauxhall Park. 영국엔 이렇게 큰 고목이 많은 공원이 도심지에도 잘 조성되어 있다.


공항에서 일어나 카페를 가보기로 했다.

시차 때문에 무척 졸렸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하철역 근처에 스타벅스가 있었다.

스타벅스는 세계 어디나 비슷하기에 그나마 만만하게 들어갔다.



Vauxhall 스타벅스



스타벅스 안에는 직장인들이 많은 지리적 동네의 특성처럼 젊은 사람들이 많았다.

테이블 회전이 빨랐고 유동 인구도 많았다.


여전히 발음은 편하게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커피 주문은 큰 문제? 없이 했다.

지하철 입구가 바로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아 휴대폰 충전을 하며 급히 네이버 영어 회화로 영국식 발음을 듣고 작게 연습했다.


오늘은 런던 시내 야경 투어가 있는 날이다.

한국에서 출발 전에 야경 투어를 급히 알아봐 예약을 했는데, 첫날에 잡은 이유는 런던이 생전 처음이라 가이드(한국인)에게 이런저런 팁을 미리 얻으면 나머지 자유 일정에 참고하기 쉬울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기면 급히 연락할 사람을 알아두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나고 생각해보면 참 잘한 일이었다.


야경 투어 약속은 아직 두세 시간이 남았다.

잠시 카페에서 여유를 누렸다.

커피를 마시며 한국 시간으로 아침이 다가오자 정신이 명료해졌다.


'여긴 서울이 아니라 런던이다. 런던.'








keyword
이전 05화내가 몰랐던 영국 #입국심사 #이상기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