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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은 Feb 02. 2022

집사의 이사 준비

집사가 되니 집을 구하는 시각이 달라졌다.

사주에 역마살이 있다고 했다.

어린 시절 그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래 이왕 역마살이 있으니 세상을 탐험하며 자유로운 여행을 즐기자 결심했다.



그런데 30대부터 한직장에 십 년 넘게 소속되어 살며 역마살이 이상 한쪽으로 흘렀을까?

10여 년간 7번 정도 이사를 했다.


자의가 아닌 대부분 타의였다.

희한하게 내가 들어가면 집 매매가 일 년 안에 이루어져 집주인이 바뀌었고

전세에서 월세로 혹은 집주인 직접 거주 등의 이유로 집을 비워달라 했다.


심지어 최근 임대차 법이 생겨 4년을 살 수 있는 상황에도 집주인이 바뀌더니 실거주를 하시기로 해서 입주한 지 1년이 채 안되어서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갈 생각이 없냐고 물어왔다.

물론 이사비 지원은 해주겠다 했지만 내 상황이 안된다고 했고 겨우 계약한 2년을 채울 수 있었다.


그리고 최근 다시 이사를 했다.

주변 집값은 체감으로 전세 월세 거의 2배 이상 올라있었다.

내 보내는 주인도 너무 놀라 거듭 미안하다고 했다.


여하튼 그래도 어찌어찌 보금자리가 있어 이사했다.


무엇보다 반려묘들이 생기니 안정적인 주거에 대한 욕망이 커졌다.

내 분수에 맞는 집(너무 비싼 집은 그만큼 대출 이자를 감당해야 하기에)을 자가로 구하고자 하는 열망이 커졌다. 고양이가 있으면 임대를 꺼려하는 주인이 많기에 더욱 자가가 절실하다.


고양이가 3마리 함께 거주하니 이도 저도 안되면 원룸으로 가지 뭐 하는 1인 가구의 장점이 사라졌고 꼭 2룸 이상의 집이 필요했다.


좁은 집에서 비만과 정서불안, 아이들 간 싸움이 발생하여 돈을 더 주더라도 넓은 곳을 찾았다.


다묘 집사로서 아래 고려 사항을 정리해보니 새삼 동물을 책임진다는 것에 대한 무게를 느끼는 순간이다.


- 투룸 이상

- 바깥공기를 마실 수 있는 베란다나 햇볕이 잘 드는 통창이 있는 곳

- 새들과 풍경이 보이는 저층

-최대한 오래 거주할 수 있는 곳


돼냥이는 뒹굴거릴 공간이 필요하다냥

무엇보다 우리 고양이는 이사를 한번 하면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겨우 2년 정도 되어야 적응을 하는 아이들이다.

단순히 스트레스만 받는 것이 아니라 몸의 질병으로 나타나 심할 경우 큰 병이 생기는 안타까운 일이 생기기도 한다.


몇 년 고생하자는 마음으로 너무 협소하거나 잦은 이사를 해야 하는 곳은 선택할 수 없다.

고양이들의 수명을 알고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음을 알기에… 조금이라도 편하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집사의 마음이다.


여하튼 30대의 화려했던 이사 역마살을 뒤로하고 40대에는 최소 4년은 버틸 수 있는 내 집 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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