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지금 있는 곳에서 자신의 저녁을 즐기는 사람들.
야경 투어에 참여한 인원은 나를 포함해 6명이었다.
아들을 데려온 부부와 여자 두 분 그리고 나였다.
투어 가이드 분은 제주도에서 이곳 런던으로 이주한 청년이었다.
메인 투어 가이드 외에 여자분이 한 분 더 계셨는데,
알고 보니 청년 가이드가 신입이라 보조해주시는 코치셨다.
간단하게 서로 인사를 하고
가이드가 주는 이어폰을 착용했다.
가이드 청년은 약간 서툴었으나 매우 친절하고 진솔했다.
어떤 연유인지 제주도에서 이곳으로 왔고, 지금은 흑인 형들과 함께 지낸다고 했다.
먼저 세인트 폴 대성당 쪽으로 이동하며 내가 보았던 그 황금 건물에 다가갔다.
국민 성당이라고 불릴 정도로 매우 사랑받는 장소로 윈스턴 처칠의 장례식,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결혼식이 거행되었던 장소로 알려져 있는 곳이었다.
생각해보니 뉴스에서 다이애나비의 결혼식 때 이 건물을 본 기억이 났다.
기억에 남는 것은 1666년 런던 대화재에 대한 이야기였다. 작은 빵집에서 난 불길이 약 5 일간 런던의 대부분을 휩쓴 대형 화재로 커진 이야기였다. 물론 세인트 폴도 그때 전소되어 다시 재건축되었다는 것이다. 당시 목조 건축물이 대부분이었던 점도 원인이었으나, 당시 재난 컨트롤타워의 안일한 대처가 큰 원인이었다고 했다.
2017년도에 런던에서 큰 화재가 있었고, 한국에서도 강원도 등 큰 화재가 있었기에 더 와 닿았던 것 같다.
성당에서 사진을 찍으니 어느새 주변이 어둑어둑해졌다.
가이드 청년은 영국의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해주며 우리를 템즈강으로 데려갔다.
템즈강이 가까워지자 짠내가 물씬 났다.
그리고 갈매기 소리... 그래 갈매기 소리가 났다.
그래, 영국은 섬나라였지. 그때서야 실감이 났다.
세인트폴에서 얼마 가지 않아 템즈강을 가로지르는 밀레니엄 브릿지가 나왔다.
바닥에 이색적인 무늬가 있었는데 바닥에 뱉은 껌 자국을 색다르게 그림을 그려놓은 작품들이었다.
가이드 분이 자신이 와본 날 중에 이렇게 아름다운 하늘은 드물었다고 했다.
내가 보기에도 참으로 아름다운 하늘, 그리고 템즈강이었다.
날씨는 더위가 가시고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 걷기에 참으로 좋았다.
흥겨운 음악이 흐르는 소리가 나오는 배가 노을이 지는 방향으로 지나갔다.
저녁이 되면 이 곳은 음악이 나오고 가벼운 파티가 열리는 것이 일상적으로 보였다.
템즈강은 생각보다 깨끗하고 웅장한 강도 아니었고 배도 화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일상을 즐기는 모습은
굳이 멀리 여행을 떠나며 찾으려는 나의 고정관념에 작은 파동을 주었다.
템즈강을 보고서 처음 딱 들었던 생각은 한강과 닮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점이 있다면 템즈강에 온 사람들은 좀 더 저녁을 즐긴다는 생각이었다.
곳곳의 거리에 작은 연주를 하거나 댄스파티가 열리는 템즈강은 음악과 잘 어울리는 장소였다.
차들이 다니지 않는 다리에는 사람들이 도보로 강을 건너는 모습이 부러웠다.
폭은 한강보다 좁았지만 바다내음에 깊은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아름다움이 있었다.
이 다리를 지나며 노을은 점점 사라지고 어둠이 깔렸다.
밀레님엄 브릿지를 완전히 건너자 다리 너머로 세인트 폴 대성당이 멋지게 실루엣을 드러냈다.
유명하다는 포토존이라고 소개를 받았지만 사람들이 계속 지나다녀 독사진을 찍는 행운은 얻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