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시간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초월하는 나만의 숟가락질
휴일에 진짜 쉬었다 생각되었던 날이 얼마나 될까?
육아나 누군가를 돌보는 일상을 가진 이들은
오히려 출근하고 싶다는 볼멘소리도 한다.
휴일을 잘 보내려면
쉼이라는 모드 전환이 잘 되어야 한다 했다.
자신에게 현재 일보다 육아가 더 버거운 순간이라면
출근일과 휴일 둘 다 쉬는 것이 아닐 것이다.
파티에서 술잔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이는 파티에 참석한 사람이고
어떤 이는 파티에 고용된 직원이다.
둘 다 술잔을 들고 있는 순간의
무게는 다를 것이다.
당장 고된 시간을 바꿀 순 없다.
출근 후 퇴근 후
조금이라도 해방감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그 시간을 휴식의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좀 나을까?
어쩌면 ‘완벽한 휴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단지 육체의 노동뿐 아니라
가족과의 감정적 충돌로 힘든 순간이 있고
출근 후에도 인간관계로 힘든 순간이 있다.
외부적인 요인들은 자신이 어쩔 수 없다면
내적으로 자신은 자신을 해방시켜 주는 순간들을
하루 몇 번 숨겨 놓으면 어떨까?
가족 모두가 잠든 시간에 창밖을 보며
따뜻한 티를 마시며 멍 때리기.
업무 중 화장실 다녀오는 길에 옥상이나 밖에서
5분이라도 심호흡하고 나무와 하늘을 보는 것도 좋다.
어떤 장소 얼마간의 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그 순간은 내가 나에게 준 휴식이라는 점이다.
직장 상사가 허락해 주거나
가족이 준 시간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주는
휴식이다.
자신이 자신의 시간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짧은 경험은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도
참으로 중요하다.
마치 '쇼생크 탈출'이 숟가락질 하나에서
시작되었듯,
<짧은 시간 자기 결정>은
내 삶을 내 뜻대로 이끌
나만의 숟가락질이다.
오늘은 근로자의 날.
직장 일에서 해방되었지만
집안일에서는 해방되지 못한
나 자신에게 저녁이 시작되기 전
잠깐 내가 나에게 휴식을 주기로 결정했다.
집 앞 카페에 혼자 나와 글을 읽고
글을 끄적인다.
읽고 쓰는 시간은
나에게 최고의 휴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