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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은 May 01. 2023

휴식에 대한 명상 (feat. 근로자의 날)

노동 시간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초월하는 나만의 숟가락질



휴일에 진짜 쉬었다 생각되었던 날이 얼마나 될까?


육아나 누군가를 돌보는 일상을 가진 이들은

오히려 출근하고 싶다는 볼멘소리도 한다.


휴일을 잘 보내려면

쉼이라는 모드 전환이 잘 되어야 한다 했다.


자신에게 현재 일보다 육아가 더 버거운 순간이라면

출근일과 휴일 둘 다 쉬는 것이 아닐 것이다.


파티에서 술잔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이는 파티에 참석한 사람이고

어떤 이는 파티에 고용된 직원이다.


둘 다 술잔을 들고 있는 순간의

무게는 다를 것이다.


당장 고된 시간을 바꿀 순 없다.

출근 후 퇴근 후

조금이라도 해방감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그 시간을 휴식의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좀 나을까?


어쩌면 ‘완벽한 휴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단지 육체의 노동뿐 아니라

가족과의 감정적 충돌로 힘든 순간이 있고

출근 후에도 인간관계로 힘든 순간이 있다.


외부적인 요인들은 자신이 어쩔 수 없다면

내적으로 자신은 자신을 해방시켜 주는 순간들을

하루 몇 번 숨겨 놓으면 어떨까?


가족 모두가 잠든 시간에 창밖을 보며

따뜻한 티를 마시며 멍 때리기.


업무 중 화장실 다녀오는 길에 옥상이나 밖에서

5분이라도 심호흡하고 나무와 하늘을 보는 것도 좋다.


어떤 장소 얼마간의 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그 순간은 내가 나에게 준 휴식이라는 점이다.

 

직장 상사가 허락해 주거나

가족이 준 시간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주는

휴식이다.


자신이 자신의 시간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짧은 경험은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도

참으로 중요하다.


마치 '쇼생크 탈출'이 숟가락질 하나에서

시작되었듯,

<짧은 시간 자기 결정>은

내 삶을 내 뜻대로 이끌

나만의 숟가락질이다.



오늘은 근로자의 날.


직장 일에서 해방되었지만

집안일에서는 해방되지 못한

나 자신에게 저녁이 시작되기 전

잠깐 내가 나에게 휴식을 주기로 결정했다.


집 앞 카페에 혼자 나와 글을 읽고

글을 끄적인다.


읽고 쓰는 시간은

나에게 최고의 휴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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