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진 내가 밉다. 상처입은 사람들의 문제가 모두 나에게서 비롯됐다고 할순 없지만 동시에 나의 기여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극단으로 치닫는 일부를 제외한 거의 모든 관계란 언제나 쌍방이고 상처받은 이가 있다면 상처받은 이와 상처 준 이는 동시에 존재한다. 모든 것은 필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나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일이 흘러가는 건 언제나 비극이기 마련이다.
내가 살고자 지켜내야 할 스스로에 대한 방어기제로 상처 준 타인들에게 미안하다. 이런 일련의 이야기들을 통해 변명의 여지를 남겨두고 싶었던 건 아니지만 같은 상황이 다시 놓이게 된다 하더라도 난 같은 선택을 할테니 스스로에게 이유 하나 정도는 갈무리해두고 싶은 마음이었다.
사는 건 어찌나 구차한지
관계란 얼마나 비겁해질 수 있는지
그 속에서 뻣뻣하게 고개들고 모질게 구는 나는
개인의 자존, 명예 따위를 지키기 위해 행하는 일들과 따르는 모든 야유와 비난들이 서럽다.
이렇게
하나하나 셈하다 보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진실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