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삶에 관여하는 일은 언제나 사람을 치졸하게 만든다.
타인이란 내 도움을 바람과 동시에 홀로 서고 싶어한다. 그렇다고 도움의 손을 내밀지 않으면 저만 아는 이기주의자가 되고 도움의 손길이 과하면 꼰대질하는 잔소리쟁이가 되는 건 순식간이다. 그리고 그 사이의 균형을 잡는 일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내 마음을 몰라주는 거야 차치하더라도 처음의 안쓰러운 마음은 이내 지침으로 돌변해 온갖 부정적인 것들의 전염성에 대해 왜 미처 몰랐을까, 나를 탓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종래엔 이런 생각에 까지 이르게 된다.
불쌍하다 싶기도 했고 안타깝다도 하였고 사정이 있겠다도 하였으나 뭐 내가 굳이 그리 생각할 게 있나. 라고.
살아가는 대로 삶이 만들어지는 거고 또 그렇게 그렇게 사는거니.
열등감인지 피해의식인지 모를 것들에 둘러 싸여 죽을 쑤나 밥을 하나 팔자 소관이려나 보다 하는거다.
타인의 밥상 사정에 감놔라 배놔라 할 일도 아니고 그럴 능력도 위치도 아니니 어쩌겠는가.
그런 삶도 성격도, 그저 수많은 캐릭터 중 하나려니 하기로 하니 내 마음이 한결 가볍다.
모두의 이야기일수도 있고 누구의 이야기도 아닐 수 있는 이야기.
어쩌면 내 이야기.
그래서 뭐 어쩌라고. 흥, 콧방귀를 끼고
난들 수가 없다, 라고 어깨를 들썩 하면
마음이, 공기가, 머리가 가벼워진다.
비겁하다 말하여도 난 이 정도 선이 옳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