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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원 Dec 17. 2023

공모에 당선되는 극본쓰기 22

고백한다. 


나는 드라마 작가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지만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는다. 


나는 남들 드라마 볼 때 노는 걸 좋아한다. 책 보고, 지인들과 대화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여행하고... 나는 이런 일상적인 일들이 드라마를 쓰는 데 더 큰 도움이 된다고 애써 우긴다.  


그런데 사실...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드라마를 감상하지 않고, 분석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드라마를 보면 힐링이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머리가 복잡해지는 것이다. 캐릭터를 보게 되고, 그의 매력을 따지고... 구성과 구조를 살피고... 


일종의 직업병을 얻은 것이다.  


나는 더 나은 작품을 쓰기 위해 작법을 공부하고, 드라마나 영화를 분석한 뒤 그것을 내 작업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드라마 감상이라는 즐거움을 많이 잃었다.  


근데 문제는 이제 당신도 곧 나와 같은 직업병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나만 당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는 당신이 드라마를 감상하지 않고 분석하도록 열심히 가스라이팅을 하는 중이다. 


이제라도 내 글을 읽기를 거부하겠다고? 


늦었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나는 당신이 드라마를 보는 당신만의 기준을 갖기를 바란다. 그래서 세상 모든 드라마를 보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양질의 드라마만을 선별해서 보는 혜안을 갖기를 바란다. 


선택과 집중.


작가로서 당신은 수없이 쏟아지는 드라마들 중에서 좋은 것들을 선택해야 하고, 집중해서 봐야 한다. 그게 직업인으로서 작가가 해야 할 일이다. 아니다 싶으면 아무리 좋은 배우가 나와도 바로 하차를 해버리는 단호함을 갖기를 바란다(작가가 대가일 경우는 조금 더 기다려 줘라^^;). 그리고 재미 있다 싶으면 왜 재미 있는지 보고 또 보면서 발본색원하기 바란다. 10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보다 1편의 드라마를 10번 보는 게 망생이인 당신을 작가로 만들어 줄 확률이 높다.  


그 다음에는 트렌드가 어떻게 흘러가는 것을 보는 것이다. 어떤 드라마가 편성이 되는지, 앞으로 어떤 드라마가 필요할 것인지, 나는 어떤 드라마를 써야 할 것인지 늘 촉수를 열고 살피며서 궁리를 해야 하는 것이다.  


이미 내 강의를 읽은 망생이들로부터 드라마를 보면, 주제가 무엇인가, 로그라인이 무엇인지, 하이컨셉은 무엇인지 따지게 되었으며, 캐릭터가 왜 매력적인지, 캐릭터가 공감을 일으키기 위해 무슨 행동을 하는지 따지게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다. 여기에 영웅서사구조까지 장착한다면, 당신은 더 이상 재미없는 드라마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없을 것이다. 적게 보면서 더 알차게 보게 될 것이고, 남은 시간에 놀거나 집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될 것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당신은 감상 이상의 것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것을 써낼 수 있을 것이다. 


영웅서사구조는 이야기 하는 방식이며, 이야기를 이해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남이 하는 이야기를 영웅서사로 알아먹을 수 있어야 하며, 내가 하고자 하는 얘기를 영웅서사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에 능수능란해야지만 남의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으며, 내 이야기를 능수능란하게 풀면서 엣지까지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자, 지난 시간에 이어 몇몇 작품의 1막(도입부)를 영웅서사로 분석해 보자. 

 

https://alook.so/posts/LKtar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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