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눈에만 보이는 것

콩콩이 덕분에 볼 수 있는 것

by 한별

콩콩이를 깨우고 콩콩이 아침을 차려주는 평범한 아침. 씻고 나온 나는 콩콩이의 특이한 행동에 웃음이 나왔다. 식탁 밑에 들어가 내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콩콩이. 콩콩이는 아빠가 나를 찾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굉장히 흥미진진한 표정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못 찾는 척 기대감에 맞춰줬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조금 든다. 그래도 콩콩이와 눈높이를 맞추고자 나도 식탁 밑으로 들어갔다. 청소할 때를 빼고는 처음 들어가 보는 식탁 밑. 식탁이 낮은 지붕이 되어줘서인지, 아늑하게 느껴진다. 이 맛에 콩콩이가 들어왔구나!


낮은 지붕 밑. 식탁 아래에 들어가 식탁 밖을 바라본다. 우리 집 안, 낮은 곳에서 바라보니 집안이 새로운 시선으로 보인다. 우리 집이 좁아 보이기만 했는데, 밑에서 보니 생각보다 넓어 보인다. 텔레비전과 소파가 처음 보는 각도로 보인다. 바닥이 깨끗한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럽다. (아, 청소를 좀 해야 하나?)


바깥에서 들어오는 햇빛과 새로운 시선. 이 둘이 합쳐서 집에 대한 분위기가 다르게 느껴진다. 식탁 앞 의자에 앉는 것이 아니라 밑바닥에 앉았다는 이유로.


나는 보통 집 안을 둘러볼 때는 서 있다. 앉아있을 때는 대부분 TV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글을 쓸 때, 아니면 밥을 먹을 때 등 무언가 목적이 있다, 집 안을 잘 둘러보지는 않는다. 식탁 밑에서 본 우리 집은 낯설게 느껴진다. 보이는 것이 다르다.


집 안을 둘러보는 것도 앉아있는지 서 있는지에 따라 보이는 게 다른데, 세상을 바라보는 콩콩이의 시선과 나의 시선은 얼마나 다를까? 콩콩이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 콩콩이만 볼 수 있는 것이 있다. 그런데 나는 콩콩이에게 내 시선에 맞추라고 강요하는 건 아닐까? 문득 이런 생각에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빠로서 콩콩이에게 가르쳐야 할 것도 많지만, 조금만 더 콩콩이의 시선을 생각해보려 하고, 이해해보려 하고, 존중해보려 하면 어떨까?


콩콩이가 나보다 더 잘 보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콩콩이에게 보이는 햇빛. 그러니까 환경이 다를 것이고, 나보다 가까이에서 보는 것들이 더 많을 것이기에. 내가 생각의 방향을 알려줄 수는 있지만 대신 관찰해 줄 수 없고, 대신 느껴줄 수는 없기에. 콩콩이를 믿고 존중해주려 한다. 콩콩이가 커 갈수록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것들이 많아질 것이다. 한편으로는 조바심도 생기고 걱정도 되지만, 콩콩이가 스스로 해낼 수 있게 조금씩 여유를 가져보려 한다.


콩콩이의 행동 사소하고 엉뚱한 행동 하나가 나를 새로운 세계로 안내해 준다. 매번 루틴을 중요시하는 답답한 아빠지만, 콩콩이 덕분에 삶을 새롭게 바라본다. 어떨 때는 버겁기도 한 일상의 연속이지만 아이가 전해주는 신선함, 새로움을 잠시라도 즐겨보는 건 어떨까?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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