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맞춤 뜻의 비밀
사랑하는 사람과 눈맞춤 자주 하시나요? 누군가 저에게 요즘 가장 설레는 순간이 언젠가요?라고 묻는다면, 저의 딸 콩콩이와 눈 맞출 때라고 대답할 거예요. 아무 말하지 않아도 콩콩이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뭐든 다 괜찮다고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눈맞춤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무엇일까요?
눈맞춤: 서로 눈을 마주 바라봄. 또는 그렇게 해서 상대에게 사랑의 뜻을 전하는 일.
서로 눈을 마주 바라봄이 첫 번째 뜻입니다. 이 부분은 우리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눈을 맞춘다는 뜻이겠네요. 일상생활에서 평범하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두 번째 뜻을 살펴보겠습니다. 서로 눈을 마주 바라봄 그렇게 해서 상대에게 사랑의 뜻을 전하는 일. 두 번째 뜻은 ‘상대에게 사랑의 뜻을 전하는 일’이 추가됐습니다. 사랑의 뜻을 전하는 일이라니, 왠지 특별해 보이네요.
그렇다면 두 번째 뜻을 가지고, 첫 번째 질문을 한 번 더 해보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눈맞춤 자주 하시나요?’
누가 이런 질문을 저에게 한다면, 저는 ‘아니요.’라고 대답할 거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대화를 자주 하지만 저의 눈은 딴 곳을 향하고 있거든요. 티비를 본다거나, 책을 읽는다거나, 다른 무언가를 보고 있다거나. 상대에게 사랑의 뜻을 자주 전하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넷플릭스에 <퍼레이드>라는 일본 영화가 있습니다. 저는 나름 의미 있게 봤는데, 지금 검색해 보니 평점이 7.63이네요. (2025년 2월 24일 기준) 조금 안타깝습니다. 영화 내용은 이렇습니다. 죽었지만 각자의 사연으로 세상에 미련이 있어 떠나지 못한 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제가 인상 깊었던 것은 죽은 자들은 산 자를 바라볼 수 있지만, 산 자는 죽은 자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주인공은 우연히 자신의 묘에 찾아온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과 마주치게 됩니다. 주인공이 세상에 미련이 있는 이유는 사랑했던 사람을 보고 싶어서입니다. 마지막으로 만나고 진정한 죽음의 길로 떠나고 싶어 했어요. 사랑했던 사람은 주인공이 주변에 있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그런데 만나고 보니 주인공은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이 여전히 자신을 그리워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주인공은 지긋이 사랑했던 사람을 바라봅니다. 그러자 서로의 눈이 마주칠 것 같은 순간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그녀는 주인공을 볼 수 없습니다. 영화를 보며 눈 맞추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나? 생각해 봅니다.
일상에서 눈을 맞추는 것. 어려운 일이죠. 바쁘다는 이유로. 시간을 잘 써야 한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살고 있어도 자주 하지 못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면 상대에게 사랑의 뜻을 전하는 일이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습니다. 눈맞춤. 눈을 맞추면 되니까요.
사랑한다는 말이 어색하고 어려우면 눈맞춤을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누군가는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일. 저는 오늘 저녁 아내와 대화할 때, 눈맞춤을 하고 대화해 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