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콩이 출퇴근길
아침 7시 50분. 누군가는 아직 잠자리에 있는 시간이자,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마친 시간. 그 시간에 저는 제 딸 콩콩이를 깨웁니다. 콩콩이가 기분 좋게 깨어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활기찬 노래와 볼 뽀뽀를 해봅니다. 기지개를 억지로 켜게 해요. 그래도 콩콩이는 일어나기 싫다며 눈 한 번 뜨지 않죠.
안아서 일어나라고 달래 봅니다. 어깨를 툭툭 쳐보기도 하고, 볼을 쪼물쪼물 만져보기도 합니다. 볼살이 많아서 찹쌀떡 같아요. 이렇게 저렇게 해도 여전히 눈을 감고 쌔근쌔근 자고 있습니다. 문득 이 평화를 깨고 싶지 않다고 생각이 들어요. 자는 모습이 제일 예뻐 눈을 떼지 못합니다.
현실로 돌아와야 하는 시간. 출근 시간에 늦으면 안 되기에. 그러려면 얼른 씻기고 아침을 먹여야 하기에 살짝 언성을 높여요.
“콩콩아, 이제 일어나야지! 얼른 일어나서 준비하자.”
콩콩이는 그제야 조금씩 반응을 보입니다. 그리고는 말합니다.
“나 더 자고 싶은데.. 일어나기 싫은데..”
집에서 회사까지는 차로 10분 거리, 회사에서 아이 유치원까지는 걸어서 3분 거리. 콩콩이 등원을 맡기에 여건상 어렵지는 않습니다. 아침에 잠을 깨울 때 말고는, 씻을 때 옷 입을 때 콩콩이는 유치원 갈 준비를 척척 해나가요. 회사 건물 주차장에 차를 대고 아이를 데려다줍니다.
3분 동안 아이와 걸으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눠요. 아침 햇살을 맞으며. 초록이 넘치는 공원길을 콩콩이와 함께 걸어갑니다. 유치원과 회사 건물 사이에 작지만 쉼을 주는 공원이 있어, 콩콩이와 잠깐의 여유를 나누기도 해요. 나뭇잎 사이로 나타나는 햇살이 반갑습니다. 오늘 하루를 잘 살아낼 수 있을 것만 같아요.
오전 8시 50분. 콩콩이는 유치원에 도착합니다. 대부분 기분 좋게 유치원에 들어가는 콩콩이. 이제는 기분 좋게 들어가는 게 당연하여 여겨져요. 그게 고마운 거라는 건 콩콩이가 토라져 유치원에 들어갈 때 느낍니다. 그런 날이면 그게 내 잘못이든, 콩콩이의 잘못이든 ‘내가 조금만 더 참을걸.’ 후회합니다. 그래도 콩콩이가 친구들과 놀며 금방 기분 좋아질 것이라고 믿기에, 퇴근할 때 조금 더 잘해주면 된다고 스스로를 다독여요.
오후 6시. 퇴근을 서두릅니다. 보통 6시 10분쯤에는 유치원에 도착합니다. 그 시간 유치원에 대부분 선생님은 퇴근했어요. 남아있는 아이는 5명. 어쩔 때는 콩콩이 혼자 남아있을 때도 있습니다. 100명이 넘는 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에서 콩콩이는 제일 늦게 집에 돌아가는 아이 중 한 명입니다.
한산한 유치원에서 콩콩이가 걸어 나오는 모습을 보면 괜히 미안해집니다. 하루에 오랜 시간을 유치원에 보내게 하는 거 같아서. 더 일찍 데리러 오지 못해서. 친구들이 모두 떠나간 자리에서 외로워하지는 않았을지 걱정됩니다.
콩콩이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고개를 숙이며 나옵니다. 선생님과 인사하고 나오는 길. 유치원과 회사 건물 사이 공원을 지나갑니다. 아침에 지나왔을 때와 똑같은 길.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반겨줍니다. 하지만 걷는 사람의 마음이 달라졌을까요? 아침에 지나던 공원과 어딘가 달라 보입니다.
유치원 하원 시간. 콩콩이와 걷는 시간은 제가 혼나는 시간입니다. 콩콩이는 피곤한지 모든 말에 언성을 높이고, 칭얼거리며 짜증을 냅니다. 마음이 불편한 사람이 지는 거라고. 저는 그런 콩콩이를 달래보고자 다정한 아빠가 돼보려 노력합니다. 최대한 긍정 언어로 콩콩이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해요. 콩콩이의 모든 언어가 ‘왜 이제야 데리러 온 거야?’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콩콩이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빠와 함께 하는 등·하원시간이 콩콩이의 인생에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콩콩이와 등·하원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