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대원,쫄병
소중한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시간. 그러나 잠시 평화롭던 집 안에서는 한바탕 전쟁이 벌어진다. 이름하여 ‘대쫄대전’. 대원과 쫄병이 싸운다는 뜻이다. 콩콩이는 엄마가 대장, 본인이 대원, 아빠가 쫄병이라고 생각한다. ‘벌써부터 권력에 기대려고 하나?’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그래도 나쁜 짓은 안 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한 콩콩이를 아빠는 믿는다.
‘대쫄대전’이 발생하는 이유는 이렇다. 콩콩이가 씻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밖에 나갔다 오면 꼭 씻어야 한다는 엄마아빠의 생각처럼 콩콩이도 씻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씻기를 귀찮아한다. 처음에는 어르고 달래기도 하지만 계속 말을 안 들으면, 장난감이 없어질 예정이고, 앞으로 어디 놀러 가지도 못할 예정이고 등등 다양한 말이 아빠 입에서 쏟아진다. 울먹이는 콩콩이를 가만히 둔다. 조금 진정되면 콩콩이는 씻으러 화장실로 향한다. 평소 ‘대쫄대전’ 레퍼토리다.
어느 날에는 평소와 달랐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되면 아빠와 웃으며 씻던 콩콩이가 계속 울먹거렸다. 그래서 나는 한 마디 했다.
“콩콩이, 너 자꾸 울면 이제 너 혼자 씻는 거야. 아빠 안 도와줄 거야.”
뭐가 그리 슬픈지, 계속 숨도 제대로 못 쉬면서 울먹이는 콩콩이는 지지 않으려는 듯 말을 했다.
“아.... 빠가 뾰족한 말... 을 많... 이 했잖아, 아빠가 먼저 사과해.”
이 말을 콩콩이는 반복하기 시작했다.
이제 더 이상 호락호락 웃으며 넘어가지 않겠다는 콩콩이의 다짐 같았다. 콩콩이 말에 ‘이제는 저런 말도 할 줄 아는구나.’ 생각하며 웃음이 나왔다. 한편, 콩콩이가 내 말 하나하나에 상처를 받았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본인의 소중한 장난감과 기대하고 있는 계획들을 자꾸 없앤다고 하니 속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콩콩이를 놀리는 재미를 아직 포기할 수는 없다. 다만, 콩콩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겠다. 나는 앞으로 뾰족한 말을 많이 했으니 사과하라는 말에 지지 않기 위해 뾰족한 말을 줄이기로 다짐해 본다.
콩콩이를 씻기고 나와 콩콩이에게 사과했다.
“콩콩아, 아빠가 뾰족한 말 많이 해서 미안해.”
콩콩이가 대답했다.
“저도 미안해요, 아빠”
이렇게 이번 사건은 잘 마무리가 되는듯했다.
사건이 있고 난 다음날. 나의 아내 콩콩이 엄마가 한 가지 제보를 했다. 콩콩이를 데리고 오는 차 안에서 콩콩이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빠는 쫄병인데, 나 왜 혼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