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솔직한 이야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게 꼭 한국에 와서 갑자기 생긴 태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캐나다에 있을 때도
한국 사람들, 특히 한국 어른들과 함께 있으면
나는 더 조용해졌다.
말을 줄이고,
표정을 관리하고,
굳이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으려고 애썼다.
외국에서는 말 안 하면
그냥 말이 없는 사람이 되지만,
한국 어른들 사이에서는
말 안 하면 “버릇없는 건 아니네” 정도로 통과되는 느낌이 있다.
어쩌면 나는
그 ‘통과’가 익숙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건 배려라기보다
주눅이었을지도 모른다.
웃으면서 쓰자면,
한국 어른들의 꼰대 문화에
조용히 길들여진 상태였던 셈이다. ㅋㅋ
그 안에서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똑똑한 게 아니라
말을 안 하는 사람이 편한 사람이 된다.
그래서 나는
참는 법을 배웠고,
넘기는 법을 배웠고,
‘굳이 말 안 해도 되는 사람’이 되는 법을 배웠다.
그 습관이
병원에서도 나왔고,
호텔에서도 나왔다.
가족 앞에서는 더 그랬다.
괜히 예민한 엄마로 보이기 싫었고,
괜히 분위기를 망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조용히 있으면
누군가는 그걸
“이 정도는 괜찮은 사람”으로 받아들인다.
나는 괜찮아서 조용했던 게 아니라,
익숙해서 조용했던 건데.
요즘은 조금 헷갈린다.
어른스럽다는 건 뭘까.
참는 걸까, 말하는 걸까.
아마 둘 다일 것이다.
다만 이제는
언제 참을지,
언제 말할지를
내가 고르고 싶다.
꼰대 문화에 주눅 들어 살았던 시간도
내 인생의 일부였다는 걸 인정하면서,
이제는 그걸
조금씩 벗어나는 중이다.
아무 말 안 하면
괜찮은 사람이 되는 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제
괜찮기만 한 사람보다는
나를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