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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순 Jan 03. 2024

작심삼일X3

성공도 실패도 아닌 현재 진행형



작심삼일이란 말을 좋아한다. 딱 나를 설명하는 단어 같아서다. 끈기도 열정도 조금씩 부족한 내가 가늘고 길게 이어오고 있는 게 몇 가지 있다. 열정을 불태우기는 힘들고 놓기에는 아쉬운 것들. 

처음엔 나도 완벽한 계획을 세우곤 했다. 마치 새해의 다이어트를 결심하듯 말이다. 삶의 자극을 받는 동기부여 영상들을 찾아보고 다음날 다시 태어날 새로운 나를 기대하면서 부푼 마음으로 잠에 든다. 그러나 1월 1일도 아닌데 하루아침에 환골탈태하기는 어렵다. 하루 이틀은 그럭저럭 해내지만 삼일째부터는 내 안에 나약함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때의 좌절감이란. 


왜 나는 남들처럼 독하게 해내지 못할까? 왜 일을 벌여놓기만 하고 수습을 못 하는 걸까? 나이를 먹을수록 완벽한 형태를 이루지 못하고 늘어놓은 일들이 부끄럽기만 했다. 


생각을 바꾸기 시작한 게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수많은 작심삼일중에 하루였을 거다. 3일 만에 포기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흐지부지했던 것도 잊어버리고 어느샌가 1일 차의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고 있었다. 마치 작심삼일의 자세로!


그래. 작심삼일X3의 마음가짐으로 살아 보자. 


미완성의 3일들을 이어 붙이면 그럴듯한 10일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마음먹으니 매번 실패했던 다이어트도. 영어공부도. 운동에 대한 스트레스도 줄어들었다.

뭔가 새로운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산뜻했다. 비록 실패한 것도, 아직 성공한 것도 아닌 어정쩡한 형태지만, 이 모든 것들의 시간제한이란 없다. 내가 힘들 때 잠시 멈추고 다시 하고 싶을 때 전진하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나는 몇 번째일지 모르는 작심삼일을 오늘도 이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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