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하루사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윰 Oct 29. 2019

바다

하루 한 줄


마음의 울림이었나

잔잔하게 물결이 일렁인다

물가에 앉아 작은 손짓을 보낸다


아련하게 퍼지는 물방울들이

지난날의 눈물방울처럼 무겁게 내려앉는다


먼발치에 서서 흔들림 없이

차분하고 강건하게 보였던

당신 모습은 지난날 우리가 느끼던

마음의 거리였는지 모른다


슬픔 고통 인내 번뇌

이 통증의 삶 속에 살고 있었을 당신은

그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봐 주고 있었다


나는 강물처럼 요동치며 흔들렸고 혼란으로 아우성 쳤다

여러 갈래 길로 나뉜 수많은 감정의 소용돌이


그 혼란 속에 있던 나를 바다처럼 차분하고 덤덤하게

앉아주고 품어주었을 당신이다


나는 가끔 당신을 가까이에서 보곤 한다

패이고 까지고 찢어진 흔적들이

너무나 선명해 송곳에 찔린 것처럼 가슴이 아파져 온다


당신은 바다가 아니었다

당신은 그저 작은 손짓에도

흔들리며 퍼져나갔던 여리고 여린 눈물이었다


그저 그 작았던 눈물방울들이 쌓여

잔잔하게만 보이던 바다가 된 것이다


이제야 나는

당신의 시간만큼 지나고 나서

조금씩 깨닫게 된다


나의 바다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는 것을



매거진의 이전글 여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