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하루사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윰 Nov 29. 2019

우린 버티라고 태어난게 아닌데


언제부턴가 세상은 우리에게

버텨야 한다며, 강요아닌 강요를 받는다


처음 태어나던 때에는

나는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그저 건강하게 커 주기만을 바라는

마음을 앉고 첫발을 내 디뎠다.


내가 세상을 조금 알아가기 시작할 때쯤

하고 싶은 것보다는 성공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대비하기 위한 처세술을

익히는 법을 배웠다


사회 속에 속해 있던 나는

삶에 대한 회의감과 함께

왜 살아야 하는 가에 대해 심히

고민하는 시기가 왔다


내 세상은 행복 위에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성이 존재했으며

그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나 자신 조차 잃어버리고

내 존재를 좀 먹고 있던 어둠을

무시한 채 앞만 바라보았다


하나도 행복하지 않았다

나는 분명 위로 올라왔는데

내 몸엔 내 영혼이 깃들어 있지 않았다


빈 껍데기 뿐인 몸뚱이는

어느 순간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리저리 끌려다니기 바빴다


나는 몸뚱어리를 버리기로 했다

조금이나마 나의 정신과 영혼이 함께 있던

저 밑으로 내 던지기로 했다


사람들은 나에게 조금만 버티면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인생은 버티려고 사는 게 아닌데

나는 단순해지기로 했다


내 의지로 내 영혼 깃든 모든 것에

자유를 주기로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빗방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