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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루습 Mar 10. 2023

경쟁이 피곤해요. 저한테 안 맞아요.

3월_산수유(Cornus officinalis)/ 붐비지 않을 때를 찾기

생루습 캘린더로 혜윰의 생각을 더 전해요. 달력을 캡쳐하거나 저장해서 쓰셔도 됩니다.



▶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온화해지는 3월. 나뭇가지마다 이제 막 새 눈(芽)이 불거지고 있을 때 산수유는 이미 꽃을 틔우고 있습니다. 잎보다 꽃을 먼저 피워내요. 모든 꽃들이 개화하는 5월엔 수분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먼저 꽃을 피워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한 거예요. 


[종의 기원]을 쓴 찰스 다윈의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살아남는 종은 강한 종이나 똑똑한 종이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 그리고 "강한 자가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 라는 밈도 있죠.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경쟁은 불가피하기에 우리는 지금도 매순간 크고 작은 경쟁 속에서 살아갑니다. 무한경쟁 속에서 보장된 생존 방법은 대대로 내려와 천편일률적으로 고착화되기도 했고요. 제각각의 인생일지라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생각을 하고 시작을 하며 진로를 걱정하고 돈을 쫓아가면서 미래를 준비합니다. 학교에서도, 면접장에서도, 회사에서도, 사회에서도요. 


경쟁사회에서 살아남는 가장 단순한 방법은 경쟁의 밀도를 줄이는 것입니다. 내가 강하거나 경쟁자가 적거나. 전자는 그 경쟁에서 나에게 충분히 버티고 설 수 있는 힘(능력)이 있어야 하고, 후자는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있는- 상대적으로 저밀도 경쟁에 뛰어드는 방법이에요. 


평소 글쓰기를 좋아하고 소질도 있어 학창시절 친구들과 글나누기를 자주하던 A씨. 작가 등단을 위해 여러 번 문예지에 공모했지만 번번히 떨어졌다. 그동안 인터넷이 발전함에 따라 종이책보단 화면으로 보는 글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이미 유수의 작품들이 인터넷에 쏟아지고 있었지만 A씨는 학생 때부터 꾸준히 모아온 자신의 글들을 온라인 플랫폼에 올렸다. A씨의 글은 금방 인기를 얻고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 종이책 계약 출간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오프라인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매대에서도 볼 수 있다.    


휴학생 B씨는 자신의 성향상 안정적인 직업을 희망했다. 그래서 공무원이 되고 싶었지만 몇년째 경쟁율이 고공행진 중이라 꾸준히 낙방했다. 그러나 복학과 동시에 문헌정보학 복수전공을 선택한 결과로 결국 공무원이 되었다. 사서공무원. TO는 적지만 사서공무원은 문헌정보학을 졸업해야* 응시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일반행정직보다 경쟁률이 낮았기 때문이다. (*혹은 준사서자격증 이상) 



경쟁에서 살아남기. 사실 '경쟁'에서 이기는 것보다는 '살아가는 지속력'이 더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어찌저찌 경쟁에서 살아남았대도 나에게 맞지 않은 결과물이면 오래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위 두 사례에서 선행되었던 건 '평소 글쓰기를 좋아했다', '자신의 성향을 인지하고 있다' 입니다. '나' 를 잘 파악하고 있었기에 크든 작든 나답게 살기 위한 경쟁시장을 선택했고 계속 살아나가는 힘과 끈기가 있을 수 있었겠죠. 그리고 환경의 변화에 잘 적응했다는 점. 비록 불안할지라도 희망하는 삶을 살기 위해 변화와 도전에 과감했어요. 나다운 삶을 살기 위해 경쟁사회로 뛰어들면서 새 환경의 불안정함을 감수하는 용기는 확고한 '자기인지'에서 온다고 생각해요. 




▶ 미래를 위한 현재의 틈 찾기

3월엔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는 경칩(驚蟄)과 낮이 밤보다 길어지기 시작하는 춘분(春分)이 있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하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시기예요. 나에게 맞는 경쟁시장을 찾아 살아남는 준비를 시작해봐요. 경쟁 속에서 강하거나 약하거나, 경쟁자가 적고 많고는 상대적이니까 확고한 자기인지부터 한 걸음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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