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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Feb 07. 2022

[H갤러리] 마르크 샤갈 · 아틀리에 L'Atelier

Marc Chagall (1887 - 1985)

1910-1911, 캔버스에 유채, 60.4 cm, 73 cm, 국립 현대 미술관 - 산업 창조 센터, 조르주 퐁피두 센터, 마크 샤갈 국립 박물관에 기탁. 사진 © RMN-GP / Gérard Blot © ADAGP, 파리, 2020.

Marc Chagall, L'Atelier, 1910-1911, huile sur toile, 60,4 cm, 73 cm, Musée national d'art moderne - Centre de Création industrielle, Centre Georges Pompidou, en dépôt au musée national Marc Chagall. Photo © RMN-GP / Gérard Blot © ADAGP, Paris, 2020.

2월 컬렉션. Marc Chagall(1887 러시아 제국 현 벨라루스 ~ 1985, 프랑스 니스)



1910년 샤갈 작품을 수집하고 있었다. 한 점 한 점 살펴보는 일이 마치 백사장에서 잃어버린 자동차 키를 찾는 듯했다. 더더군다나 작품 연도가 게시자마다 다르면 대략 난감한 일이다. 한데 이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 준 블로거가 있었다. 러시아 한적한 시골 풍경을 자아내는 곳에서 사시는 분 같았다. 유전을 발견했다면 필시 이런 기분일 것이라며 환호했다. 작품 연도는 물론이거니와 소장 위치까지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아래 URL은 더는 접속되지 않는다. 그 까닭을 정확히 모르겠다. 짐작컨대 전쟁 때문 아닐까 싶다). 


https://public.fotki.com/Vakin/aa7ae/1850-1950-/2-/1910-marc-chagall.html#media


아틀리에 L'Atelier 이 작품은 단번에 눈에 띄었다. 고흐 작품 The Bedroom*1889)를 연상케 한 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두 가지가 보인다. 하나는 표현주의 화풍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 칼라를 전체 배경으로 삼고, 옐로를 화면 중앙에 위치해 돋보인다. 오렌지색을 포인트 삼아 눅눅하지 않은 느낌을 연출했다. 왜, 이렇게 달라졌을까. 그것은 바로 화면 중앙 벽에 걸린 작품 때문이다. 1909년 검은 장갑을 낀 피앙세 즉, 벨라 자화상이 사실 이 아틀리에 중요한 미장센이었다.


샤갈과 벨라 두 사람은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 벨라는 비테프스크 샤갈 화실에 자주 드나들었고, 샤갈은 그런 벨라의 모든 것을 캔버스에 담았다. 한 기록에 따르면 당시 샤갈은 벨라의 누드화를 그렸다고는 하지만 그 작품은 좀처럼 찾을 길이 없다. 1909년과 1910년 사이 샤갈이 그렸다는 벨라의 누드 그림 정보를 아시는 분이 있을 것이다. 그 시간을 기다리며 이 작품을 통해 내가 새롭게 안 몇 가지 정보를 소개하면 이렇다.


앞서 소개한 러시아 블로거분 사이트에는 이 작품이 1910년으로 되어 있다. 여기까지는 의심하지 않았고,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는 musee national d'art moderne를 찾아 방문했더니, 이곳이 소장하고 있는 샤갈 작품은 9점이었고 그중 L'Atelier 이 작품은 없었다.


▶MAM: http://www.mam.paris.fr/fr/collections-en-ligne#/artworks?filters=query%3ACHAGALL&page=1&layout=grid&sort=by_author


이런 경우는 다반사이다. 놀랄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다시 찾으면 된다. 새로 방문한 이 MAM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싶어 탐험 중 이곳 정체성을 알았다. 예술 후원가 그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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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MAM에서 L'Atelier 작품이 파리 국립 현대 미술관 퐁피두 센터에 소장되어 있다는 소식을 접했고, 퐁피두 센터는 이 작품이 1911년 작품으로 소개했다. 한데 현재 이 작품은 마크 샤갈 니스 국립 미술관에 있다. 2003년 6월 23일 부로 퐁피두 센터가 니스 미술관에 기탁 했다는 것이다.  


▶퐁피두 센터: https://www.centrepompidou.fr/fr/recherche?terms=chagall

En dépôt                                  Musée national Marc Chagall (Nice) depuis le 23-06-2003


▶니스 미술관 https://musees-nationaux-alpesmaritimes.fr/chagall/collection/objet/latelier


마크 샤갈 니스 미술관은 1910년 샤갈이 그린 그림이지만 신뢰할 만한 소식통에 따르면 1911년은 아닐 것이라며 이 작품을 1910 - 1911로 소개하고 있다. 숱한 미술 작품을 보며 이런 일은 흔히 겪는 일 중 하나다. 해서 퐁피두 센터 고증을 따르기로 했다.


잠시 샛길일 텐데 이곳 퐁피두 센터는 얼마 전 타계한 건축가 리처드 로저스 작품이라고 한다. 더 현대 리모델링 디자인을 한 분이라고 한다( https://blog.naver.com/ksjnn/222624076472 ).


이 작품을 통해 얻은 정보는 이게 다가 아니다. 마지막이 남았다. 예술을 사랑하는 파리답고 국립 현대 미술관 긍지를 높이는 홍보이고 작업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것은 바로 이 사이트, 퐁피두 센터 소장 작품 모두를 사진으로 만들어 홍보와 배포를 담당하는 곳이라는 것이다. 간혹 작품 정보에 RMN의 정체를 이제야 알았다.


▶RMN: https://www.photo.rmn.fr/Agence/Presentation


1946년부터 Réunion des Musées Nationaux et du Grand Palais(문화부 감독 하에 있는 공공 산업 및 상업 시설)의 사진 에이전시는 공식적으로 프랑스 국립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컬렉션의 홍보 및 배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구글 검색으로도 찾을 수 없는 샤갈의 스케치와 그림, 샤갈의 일상 사진 등 2,384 점을 RMN에서 맘껏 감상할 수 있다. 햇볕 잘 들고 제법 커피 맛이 샤갈다운 카페에서 한 점 한 점 그림을 보면 반나절은 금방일 듯 싶다. 어쩌면 마치 파리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을 자아낼 수 있을 것도 같다.


샤갈이 이 작품 정면에 벨라 그림을 놓은 것은 사실 아틀리에를 보여 주려는 의도 보다 나 애인이 생겼어! 난 사랑에 빠졌어! 내 아내 벨라를 영원히 사랑해!라는 말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짐작은 틀리지 않을 것이다. 유년 시절 샤갈은 학교에서 언어를 배우는 스트레스 때문에 말을 더듬게 되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샤갈에게 그림은 또렷하고 정확하게 구사할 수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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