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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Mar 09. 2022

[H갤러리] 마르크 샤갈 · 내 약혼자에게 바침

Marc Chagall (1887 러시아 제국 - 1985 프랑스)

1911 Dedie a ma fiancee huile sur toile 196 114,5 cm Berne, Kunstmuseum



3월 컬렉션. Marc Chagall(1887 러시아 제국 현 벨라루스 ~ 1985, 프랑스 니스). 1911년 작품



'나의 약혼자에게 바침 To My Betrothed' 온통 빨간 색이다. 사실 온통 붉게 하고 싶었을 것이다. 자신의 얼굴은 이미 홍조의 바다였기 때문이다. 한데  바다에서 샤갈은 빠져나오고 싶었을까. 비테프스크 화실에서 뽀얀 벨라의 속살이 자신의 문 앞에 온몸보름달처럼  있을 텐데. 성직자 일지라도 그 정염은 견디기 힘든 유혹일텐데 말이다. 그런 탓일까 샤갈은 달아오르는 자기 몸을 황소의 힘으로 상징하고 다. 욕망이 잦아들지 않는 파리의 , 밤의 기억이 이야기가 내게도 있으니  또한 황소가 아니고는  작품에 머물 까닭이 었다.


Interior II에 이은 이 작품은 입체파의 병렬 구성을 원형으로 시도했다. 황소의 목덜미를 휘어 감은 표현은 이 시도를 더욱 분명하게 한다. 이 원은 황소의 오른팔 중심에 초점을 만든다. 그 원형이 마치 피자 조각처럼 공간을 창조했다. 삐딱하고 엎질러진 꽃병과 스탠드가 각각 한 조각씩 차지한다. 샤갈의 심경을 시계의 분침이 지난 흔적을 표현한 것이다.


밤은 길고 벨라는 멀리 있다. 가난한 마음에 가득한 것은 사랑하고 싶은 애타는 심정뿐, 이날부터였을까 샤갈이 시인이 된 것이 말이다. 한데 이 작품의 기상천외함은 이뿐만이 아니다. 침을 뱉는 여인이다. 이 여인은 누구일까. 작품 제목에서 드러난 약혼자 벨라일까. 정말 그럴까. 어째서 샤갈은 벨라를 교양 미 떫은 여인으로 묘사한 것일까. 설마 마사이 족 인사법을 옮긴 것일까. 아니면 음탕한 자기 마음을 침으로 정제하고자 한 의도일까. 온통 의문 투성이다. 하지만 그래서 이 작품은 더 재밌다. 한번즘 있음 직한 내 기억 속 조각 얘기인 것도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은 뜨겁고 묵직하고 늘 아스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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