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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봉규 PHILIP Mar 21. 2022

[H갤러리] 마르크 샤갈 · 마을과 나

Marc Chagall (1887 러시아 제국 - 1985 프랑스)

1911년 작품 감상 

1911 Etude pour Moi et le village gouache et aquarelle 21,5 a 13,5 cm Bale, collection 
1911 Moi et le village huile sur toile 192, a 151,4 cm New York , Simon Guggenheim



3월 컬렉션. Marc Chagall(1887 러시아 제국 현 벨라루스 ~ 1985, 프랑스 니스). 1911년 작품



1911년 여러 작품 중 단연 돋보이는 수작은 '마을과 나' 바로 이 그림이다. 샤갈을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했을 뿐만 아니라 샤갈은 이 작품을 정점으로 그림 정체성을 확립했기 때문이다. 훗날 자신의 작품 소재는 '꿈과 기억'이라고 얘기할 수 있었던 것도 이 작품에서 샤갈은 공간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가난하고 답답한 파리 생활에서 샤갈의 유일한 낙은 고향과 벨라였다. 한데 이 두 위안거리는 서로 분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샤갈은 입체파 기법을 통해 그 둘을 한 곳에 담는 방법을 떠 올렸다. 마치 흰 도화지를 앞에 둔 아이가 이것저것을 그릴 때 언뜻 보면 도대체 무엇을 그린 지를 나는 모르지만, 아이는 그 각각의 그림에는 자기만의 이야기가 있고 소원이 있고 속상함이 있듯이 샤갈 작품도 그렇다.


그래서 샤갈 작품은 바깥쪽에서 안 쪽으로 회오리를 그리며 따라가면 샤갈의 마음의 소리를 그림으로 볼 수 있다. '마을과 나' 이 작품 역시 중심 가장 바깥쪽에 고향 풍경이 있고, 사람이 있다. 회오리 중심에는 마주 선 두 사람, 자신과 벨라이다. 한데 간혹 공간 구성이 없는 샤갈 그림을 볼 수 있다. '마을과 나' 작품 전후 관계를 알 수 없어 짐작에 불과하지만 '꿈과 기억'이 아닌 현재 감정을 드러내는 작품에는 공간보다는 감정의 흐림을 중시한 듯 보인다. 요컨대 감정을 공간에 가둘 수 없다는 점을 웅변하는 듯 보인다. 벨라를 오브제 삼은 작품 대부분이 그렇게 보인다.      

1911 Le Poete aux oiseaux huile sur toile a sac 72.3 X.100 cm Minneapolis, Institute of



샤갈의 친구 시인 블레즈 상드라르 초상화

Le Poete (trois heures et demie) huile sur toile 196 x 145 cm Philadelphie, museum of Art


'러시아, 당나귀, 그 밖의 것' 작품 제목은 블레즈 상드라르가 지었다. 이밖에도 상드라는 '나와 마을' '나의 약혼자에게 바침' 등 샤갈 작품에 이름을 지었다. 그만큼 샤갈은 상드라를 포함한 문인과 교류가 잦았다. 특히 사물의 숨겨진 의미를 탐구하고 은유, 상징하는 시인과 교류는 작품 소재 인 '꿈과 기억'을 그림으로 시를 쓰듯 그릴 수 있게끔 한 영감이었다. 

1911 a la Russie, aux anes et aux autres huile sur toile 157x122 cm Paris, musee 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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