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 Chagall (1887 러시아 제국 - 1985 프랑스)
1962년 작품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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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컬렉션. Marc Chagall(1887 러시아 제국 현 벨라루스 ~ 1985, 프랑스 니스). 1979년 작품 감상
1947년 지중해 푸른 백사장을 샤갈은 걷고 있었다. 백사장 한쪽 끝에 발길이 닿으면 날이 저물겠다 싶었다. 한 가지를 결정하고 싶었다. 그 결정을 하고 차오른 달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비테프스크 - 상트페테르부르크 - 파리 - 베를린 - 뉴욕의 밤 하늘 달에게는 곁을 내주지 못했다. 가난했고, 불안했고, 들키지 말아야 할 때 달은 더 더 빛났고, 대서양을 건널 때 달은 파도에 출렁거렸다. 흐물흐물 한 달이었다. 샤갈 자신 같아서 싫어했다. 벨라가 죽었을 때는 더 싫었다. 샤갈은 하루하루 고통스럽게 무너져갔는데 달은 천천히 살이 올라 포동포동 해지는 모습 때문이다. 그렇게 60살을 살았다. 샤갈은 이제 온전한 달이 보고 싶었다. 제대로 꿈을 꾸고 싶었다. 천사들이 낮밤으로 유리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니스는 샤갈이 꿈을 이루기에 충분했고, 온화한 지중해는 사랑꾼 샤갈로, 색채의 마술사 샤갈로 여생을 갈 무리 짓기에 좋은 샤갈의 취향이었다.
1962년 프랑스 관광위원회는 니스를 중심으로 하는 주변 지역을 광고하기 위한 포스터를 샤갈에게 요청했다. '천사들의 해변 The Bay of Angels, 1962.'이 탄생한 배경이다. 날아다니는 인물, 유대 전통 요소, 비테프스크의 기억은 이 작품에서도 빠지지 않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캔버스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 여인은 인어라는 점과 머리 색이다. 니스 해변에 모인 여성들의 특별한 특징일까. 아니면 죽은 벨라인가 산 바바인가 헷갈린다. 드디어 벨라에게서 벗어났다는 시위인가도 싶었다. 그 여인이 꽃다발을 들고 있다. 마치 이 해변 개장식에 첫 관광객에게 선물로 주려는 제스처다. 관광포스터를 의식한 샤갈의 의도일까. 이럴 때는 사실보다 상상이 즐겁다. 빼놓을 수 없는 비테프스크의 추억은 유영하는 물고기다. 생선 장수를 한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다. 춥고 가난한 시절을 억척스럽게 산 당신을 따듯하고 평온한 니스로 모시고 싶은 효자 샤갈의 마음. 이제 남은 것은 정착을 결심하게 한 결정적 한 장면이다. 캔버스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청록의 지중해이다. 눈보라를 헤치며 살았던 자신의 삶을 스스로 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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