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봉규
H갤러리 본 업이 이번 8월에도 비껴간다. 여차저차 이모저모 소명할 수 있지만 변명에 불과한 것을 안다. 그림 보는 시간이 현저히 줄었고, 그림 본다 한들 영혼이 꾀죄죄했다. 이 영혼을 살리려고 만보 걷기를 시작했고, 들쑥날쑥 한 날이 많은 7월을 보냈다. 8월은 달랐다. 매일매일 만보를 채웠고, 간혹 넘쳤다. 비가 오는 날은 걱정보다 어떻게 하면 만보 걷기를 할까 궁리했다. 방법은 있었다. 더 현대 서울 6개 층 한 층 한 층을 걸었다. 한 층에서 그 위층을 오를 때면 던전 공략에 성공한 사람이 된 듯이 굴었다. 궂은 날은 더 이상 문제 될 것이 없었다. 그렇게 만보 걷기는 과녁 정중앙을 맞힌 화살처럼 매일매일 꽂혔다. 제법 검게 그을린 팔다리를 보고 건강해진 느낌이 들었고, 사실 건강 해졌다. 그림 보는 영혼도 건강을 되찾았다. 말간 해 같았다.
‘비테프스크에서의 샤갈의 꿈(1950-53)’ 한 독일 미술 문화원은 이 작품을 초등학생에게 소개할 때 샤갈의 이 독백을 인용했다. ‘나는 내 손을 보았다. 나는 손이 너무 예민했다. [… ] 나는 특별한 직업, 하늘과 별을 외면하지 않고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직업을 찾아야 했습니다.’ 삶의 의미 또는 직업을 얘기하려는 가 아니었다 손이었다. 아이들에게 자기 손으로 작품을 만들어 보라는 것이다. 놀라운 반전이었다.
내 손을 봤다. 열 손가락을 움직이면 ‘외면할 수 없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손을 다시 봤다. 손가락을 하나씩 움직였다. 하나하나 말간 해 같았다.
매월 [H 갤러리]를 성원해 주시고 아껴 주신 블로거 님께 진심 감사드립니다.
9월은 추석이 곧입니다. 조상 모시기를 일생의 업으로 여긴 어느 큰 어르신이 이번 명절은 가족 여행을 하자! 말에 환호성을 질렀다고 합니다. 어르신이 그러하시다면 그 길을 따르는 것이 자식의 도리이니, 이번 한가위 때 오르는 밥 짓는 연기는 몽실몽실 훈훈할 것 같습니다.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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