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봉규 #라퐁텐우화
11월 컬랙션 · Marc Chagall(1887 러시아 제국 현 벨라루스 ~ 1985, 프랑스 니스).
1927 - 1930 라퐁텐 우화에 수록한 샤갈 작품 감상.
11월 컬랙션 · Marc Chagall(1887 러시아 제국 현 벨라루스 ~ 1985, 프랑스 니스). 판화 감상
17세 프랑스 시인이고 동화작가로 알려진 라퐁텐은 시 보다 동화 보다 '우화 작가'로 명성이 더 높다.
그가 남긴 200 여편 이야기에서 21세기 우리 모습도 고스란히 발견할 수 있어 더 흥미롭다.
특히 당시 귀족을 풍자하고 세태를 꼬집는 얘깃거리는 차 한 모금을 오물거리는 짧은 시간임에도 그 통찰력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여우와 흉상 편도 여기에 속한다.
귀족 흉상을 본 당나귀는 보이는 것으로 판단한다는 표현력은 위트 만점이다.
반면에 얘기의 주인공 여우는 조각가 노력을 찬양하지만, 한 마디 남긴다.
"실제 인간보다 더 큰 흉상이구나. 참 멋진 모습이야. 그런데 머릿속은 비어 있구나."라고 말이다.
얘기 말미에 '높은 귀족 나리들이 이런 흉상의 모습을 하고 있는지?'라며 라퐁텐은 글을 마친다. 가볍게 읽는 얘기속에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질문을 남기는 우화는 정말 매력적이다.
The Fox and the Bust
The great are like the maskers of the stage;
Their show deceives the simple of the age.
For all that they appear to be they pass,
With only those whose type's the ass.
The fox, more wary, looks beneath the skin,
And looks on every side, and, when he sees
That all their glory is a semblance thin,
He turns, and saves the hinges of his knees,
With such a speech as once, 'tis said,
He utter'd to a hero's head.
A bust, somewhat colossal in its size,
Attracted crowds of wondering eyes.
The fox admired the sculptor's pains:
'Fine head,' said he, 'but void of brains!'
The same remark to many a lord applies.
귀족들은 대부분 연극에 나오는 가면들과 같다.
귀족의 겉모습은 우상을 좋아하는 일반 대중들로 하여금 존경심을 갖게 한다.
당나귀는 자기 눈에 보이는 것으로밖에 판단하지 못한다.
여우는 그와 반대로 가면을 자세히 살펴보고
여러 가지 방향으로 뒤집어보기도 한다.
그러고는 그들의 행위가 단지 겉치레임을 알아차리게 되면
곧바로 그들에게 어울리는 적절한 말을 적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텅 비고, 실제의 인간보다 더 큰 흉상이구나."
여우는 조각가의 노력을 찬양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참 멋진 모습이로다. 그러나 그 머릿속이 비어 있구나."
얼마나 많은 높은 귀족 나리들이 이런 흉상의 모습을 하고 있는지?"
라퐁텐 그림 우화. 시공사.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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