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h Vaucamps(1860 - 1930, Belgium)
이 밤 참 유난하다. 제법 추운 날씨에 집을 나서게 하니 말이다. 동네 두어바퀴 돌고 있는데 어인 일인지 밤이 내게 말을 한다. ‘그리 애태우지 말고 어서가거라! 망설일 일 아니다.’ ‘그 사람이 여전히 그 곳에 사는 지도 알 수 없다’라고 대꾸 했으나 고요하다.
우회전 깜빡이를 넣고 골목으로 들어서면 그 첫날 마냥 하얀 손이 먼저 빛나는 그 사람이 마중나와줬으면, 그러면 이번에는 꼭 말해야겠다. 한번 해 본 적 없는 말을.
당신이 보고 싶은 내 몸이 녹고 있다고, 눈물을 쏟는 데 당신 없이는 소리도 감각도 돋지 않더라고, 내 마음 까맣게 타내려가도 당신 있을 때라야 빛이었지, 당신 없이는 내 빛으로 생명 삼는 풀 한 포기도 없었다고.
밤이 다시 내게 말한다. 애태우지 말아라. 암막을 걷은 이 빛은 네게로 향하고 있으니 말이다. 서러워 말아라. 한 발 물러나 있지만 창가에서 너를 보고 있다. 그 마음을 헤아려 너를 돌보거라. 4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