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SUNY] 포옹을 탐하다

Kim Leutwyler. Australia

by 한봉규 PHILIP
Kim Leutwyler. Yes (About Time). Saatchi Art.


육층 키만 한 은행나무가 낑낑 앓는 소리를 낸다. 나를 깨우지만 포근한 잠자리는 만류한다. 사람 사는 일이 그래서는 안되는데 잠은 아늑하다. 눈을 뜨자마자 은행나무는 안녕한지 밑동부터 샅샅이 살폈다. 쌍화탕 한 병 들고 문병하지 못한 내 무심함을 탓하며 말이다. 아직은 노랗고 풍성하고 영혼도 좋다. 다행이다. 여기까지가 딱 좋았다. 오른쪽 말고 왼쪽으로 돌아 들어와야 했다.


커피숍 큰 창으로 커피 잔을 들고 있는 손, 왼편으로 얼굴은 비스듬히 무엇인가를 내려 보는 눈 움직임, 살짝 올린 뒤 머리카락 밑으로 곱게 뻗은 목선하며 그사람이 맞다. 이렇게 볼 수 있는 일인가 싶어 너무 서러웠다.


보고 싶은 내 몸부림을 은행나무가 전한 것일까. 보란 듯이 와 있는 듯싶었다. 세상에나 어쩌면 저리 같을수가···.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코 끝에 한번 대고 스마트폰을 톡톡 치는 모습이 말이다. 에스프레소 투 샷이겠지.


커피숍 안 사람이 얼굴을 돌려 창밖을 보기 전 나는 눈을 감았다. 노란 은행 빛이 쏟아졌다. 다 떨어지면 눈을 뜨기로 하고 가만히 있었다. 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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