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지금 만났으면 좋겠다 싶어 연락을 했을 때, 이 핑계 저 핑계 대지 않고 ‘그래 알았어!’라는 답변만큼 로또도 없다.
그렇게 한 명 두 명 여럿이 모여 해물뚝배기 한 사발 뚝딱 해치웠다. 이 해물 국물 먹고 용기 잃지 말자는 말은 시작에 불과하다. 지금부터가 진짜다.
커피와 빵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누구랄 것도 없이 저마다 이 시기를 극복하는 썰을 푸는 데···. 천일야화가 어디 아라비아에만 있던가 싶다. 저마다 걱정은 태산이었지만 태산을 넘는 방법은 많고도 넓고도 깊었다. 얘깃거리가 무궁무진했다는 것이다.
서로 처음 만난 이들도 제법 있는데 그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같은 고민이 있는 같은 힘겨움을 느끼는 사이가 금세 됐다. 이럴 때 감격스러운 눈물이 흘러줘야 할 텐데 되레 웃음꽃이 만발했다. 카타르시스라고 할까. 나도 모르는 사이 쌓였던 멜랑꼴리함이 갑갑함이 울분이 분수처럼 솟아올라 톡톡 소리 내며 터지는 하얀 물방울 같은 시원함 말이다.
갑작스레 만난 이 사람들이 그랬다. 소통이 중요하지만 이 날 만큼은 공감이 더 소중했다. 발전적인 대화를 나눴느냐고 그 얘기도 했고, 누구누구 뒷담화를 했느냐고 그럴 사람들이 아니다. 우리 얘기만 했다. 자랑도 살짝 있었지만 그 정도는 해줘야 얘기 맛이 산다.
잘 듣고 공감했을 뿐이다. 이래라저래라 훈수 없이도 말하고 듣고 딱 두 가지 일만으로도 즐겁고 유쾌하고 또 만나고 싶고 그랬다. 또 언제가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보고 싶으면, 내 얘기를 하고 싶을 때면 곧 다시 만날 것이다.
이런 보통의 일상이 귀하고 애틋하다. 방역의 사선에서 애쓰는 분들 헌신이 내게 오늘 소중한 하루를 선사했다. 그분들 노고를 잊을 수 없다. 오늘 내가 이 보통의 일상을 그분들도 만끽할 수 있어야 한다.
사선을 넘나들고 있는 '한국의 영웅들'(AFP 통신 에드 존스가 쓴 기사 제목)이 보통의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이번에는 우리가 그분들 일상을 지켜 줘야 한다. 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