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ilon Redon(1840 - 1916)
오늘이 생일이신 분 축하드립니다. 르동(Odilon Redon, 1840-1916) 꽃 그림을 보내드립니다. 짙은 어둠 아랑곳 없이 피어 있는 자태가 아름답습니다. 오늘 태어나신 분 맵시가 이만저만 아니게 곱다는 얘기지요.
요즘 어둠이 참 좋습니다. 엄니 뱃속에서 먹고 자고 천하태평일 때도 어두웠고, 사랑하는 이가 노래를 부른 날도 밤이었습니다. 그날 그 사람은 사무사(思無邪)했습니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갈 때 웃음을 만든 입술이 빨간 꽃을 닮아 더랬죠. 그 섹시함이 나를 축하합니다. 실은 오늘 제 생일이거든요. 어둠이 묻고 꺼내주지 않으리라 여겼는데, 사랑의 기억은 어둠을 기어코 헤치고 옵니다.
한글날에 태어나서 제 성이 ‘한’씨인 줄 알았더랬죠. 그 애길 우스갯소리로 삼었지요. 지금은 아재 유머 축에도 끼지 못합니다. 세월 참 유수와 같습니다. 시월 햇빛처럼 온화하기도 하고요. 게다가 생일을 기억하는 온정을 더하니 시간이 흐르고, 세상이 변하고 어둠이 덮어도 남은 생에 사랑 빼면 무엇이 남겠습니까? 합니다.
생일은 매년 얼과 꼴을 새로 하는 날이 맞습니다. 어둠을 딛고 나갈 힘이고, 용기를 얻습니다. 생일을 기억하는 이는 사랑 아니겠습니까. 축하합니다. 460.